원어민과 간단한 의사소통은 기본이라고 요구하는 사회. 이 흐름에 맞춰 우리 대학은 졸업을 위한 ‘필수’ 과목으로 영어를 정했다. 졸업하기 위해 반드시 들어야 하지만 듣지 못하는 익명의 학우로부터 제보가 들어왔다. “우리 학과 글로벌영어 정원이 다 차서 다른 과 영어를 신청했는데, 들을 수 없어요.” 모든 학우가 들어야 하는 과목에 왜 자리가 부족한 걸까?
- 우리 대학 필수 강좌, 글로벌영어
개강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대학생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시기. 바로 ‘수강 신청 기간’이다. 한 학기 운명이 달린 수강 신청을 하려고 근처 PC방을 찾는 학우들의 모습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수강 바구니로 미리 신청해도 많은 학우가 듣는 강의에는 무용지물이다. 계기, 전공, 교양 등 들어야 하는 강의는 다양하다. 그러나 그중 학우들이 단연 일 순위로 신청하는 강의는 전공필수와 교양필수다.
‘필수’라는 명칭이 붙은 과목은 졸업에 필요한 교과목이란 뜻이다. 구체적으로 전공필수는 학과 안에서 정해진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이고 교양필수는 모든 학우가 반드시 들어야 하는 공통된 과목이다. 전공필수는 학과 내에서 필수이기 때문에 다른 학과 학우와 겹치는 일이 없다. 그러나 모두가 들어야 하는 교양은 종종 다른 과 학우와 함께 듣는다.
우리 대학이 교양 필수로 정한 글로벌영어는 모든 학우가 들어야 하는 강의라서 학과별로 개설된다. 신입생 때는 고등학교 성적과 수능 성적을 환산한 통계로 반을 나누지만 그 이후에는 자신이 듣고 싶은 영어를 골라 듣는 게 가능하다. 이때부터 학점을 유리하게 받으려는 학우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된다.
- 학점을 위한 글로벌영어?
얼마 전, 타과 영어를 신청한 학우는 다른 과 글로벌영어를 신청하면 안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다른 과 글로벌영어 수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학우로서는 당황스러운 연락이다. 다른 과와 함께 듣는 수업 정말 안 되는가?
이 물음에 교학행정실 측은 “원칙적으로 자신이 속한 학과의 글로벌영어를 신청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글로벌영어는 과별로 개설된 강의라서 수강 신청 이전에 학과 시간표에 맞추어 시간표가 짜인다. 그러나 만들어진 시간표를 무시하고 학점을 잘 받으려고 다른 과 영어를 신청하는 학우가 많다. 그런 학우 때문에 정해진 인원을 초과하여 정작 들어야 할 학우가 듣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억울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교학행정실에서는 글로벌영어 강의에 다른 과 학우가 있다면 빼고 해당하는 과 학우를 넣는 방향을 추진했다. 이 내용을 담은 공문은 학과 사무실마다 전달한 상태다. 정원이 다 차서 글로벌영어를 듣지 못하는 학우는 학과 사무실로 연락을 취하면 된다.
자신이 들어야 하는 강의에 자리가 있음에도 학점을 잘 받으려고 일부러 다른 강의를 찾아 듣는 학우는 이제 없어야 한다. 필수로 들어야 하는 교양이니 학우들도 자신이 해당한 과에 신청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학을 다니면서 학점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원칙을 어겨가면서 우선순위로 두지 않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