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강의당 인원수가 많고 출석 시스템 전산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대학가에서는 친구들 대신 출석을 해 주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심지어는 대리 출석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현재로선 보기 힘든 풍경이 됐다. 강의 인원수가 줄어들고 학점을 중요시하는 학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대리 출석 사례가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다.
- 스마트 출석과 허점의 악용
우리 학교의 LMS에는 스마트 출석 시스템이 있다. 교수자가 스마트 출석을 시작하고 인증번호를 공지하면 학생들은 출석 창에서 해당 번호를 입력해 출석을 처리하는 형태다. 인원이 많은 강의에서는 직접 출석을 부르는 것보다 스마트 출석을 활용할 때 시간이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교수자 역시 매번 출석을 부르는 것보다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착오의 우려도 적어 편하다.
하지만 인증번호만 알면 해당 시간에 강의실에 가지 않아도 출석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 출석의 여지가 존재한다. 실제로 스마트 출석 기능을 활용하는 특정 수업에서 강의실에 입장한 인원보다 출석한 인원이 더 많았던 적이 있다.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에게 인증번호를 공유받아 출석을 처리한 것이다. 결국 이름을 불러 재확인한 결과 3명 정도가 강의실에 없었지만 출석으로 처리돼 있었다.
출석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시스템을 악용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출석하는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이어진다. 우리 대학의 대부분 수업은 출결 사항을 성적에 포함하는데, 이를 악용하면 실제 출석 없이 친구에게 숫자만 전달받아도 출결 감점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학생들의 반응
그렇다면 실제 우리 대학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A 학생은 형평성을 이유로 들어 대리 출석에 반대한다고 말 했다. 대리출석을 하는 학생들을 몇 번 본 적도 있고 교수님이 이야기하고 나서야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친한 친구가 부탁한다면 한 번 정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조금은 있다고 덧붙였다.
B 학생은 대리 출석을 해 본 경험이 없었고, 수업에 온 사람과 같은 출석 점수를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었다. 또 인원이 다르면 출석을 다시 불러야 하니 강의 시간도 뺏기고, 교수님들도 불편해하셨다고 전했다.
C 학생은 정상적으로 출석한 사람에 대한 예의는 아니지만, 대리 출석이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출결 점수는 받겠지만 수업을 듣지 않아 시 험 성적에서 차이가 날 것이기 때문에 형평성보다는 개인의 양심 문제가 크 다고 생각한다는 이유였다.
정말 수업에 가기 싫은 날이 있을 수도 있다. 친구의 출석을 대신 해 주는 것 역시 대학 시절의 즐거운 추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과연 자신의 양심과 다른 학우들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지 한 번 더 생각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