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수습기자 지원서를 작성하려고 학생 기자실에 들어섰다. 학보사는 부족한 글 실력을 늘려주고 작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새로운 곳에서 적응 하고 글을 쓰기란 쉽지 않았다. 학보를 만들면서 기자들, 취재원과 언쟁이 오가기도 했고, 연락이 끊어지기도 하며 조사한 자료가 무의미해지는 일도 있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숨고 싶고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학보사 활동을 계속해서 하고 싶었다. 취재를 통해 만난 사람들, 알게된 사실, 기사로 인해 바뀐 대학 모습 등으로 인해 뿌듯하고 즐거운 일도 많았다. 우리가 쓴 기사로 인해 교내의 높은 방지턱이 낮아지고 학우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던 학식도 바뀌었다.
기자가 쓴 기사 마무리에는 항상 ‘노윤주 기자’가 붙었다. ‘기자’라는 두글자에 가슴이 뛰었고, 발간되는 신문을 보며 꿈을 키웠다. 학생기자 활동을 하며 언론인이라는 포괄적인 목표에서 기자라는 구체적인 목표로 바뀌었다. 대학 생활의 절반을 기자실에서 보냈지만 후회는 없다. 기자실에서 보낸 시간만큼 학보사에 대한 애정은 갈수록 깊어졌다.
애정이 깊어질수록 기자에게 많은 기회가 다가왔다. 학보사를 통해 2016년, 2017년 여름 방학 중국 해외 봉사 활동, 울산 참돌고래 떼와의 만남, 팽목항 취재 등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학우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밤을 새우며 준비했던 우리 대학 축제 취재와 중앙자치기구 후보자 기자 간담회 또한 마찬가지다.
기자는 학보사 활동을 하며 의지할 수 있는 동기, 쓴소리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존경스러운 선배, 함께 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후배들을 만났다. 59기 동기들, 58기 선배들과 객원 부장 선배들, 60기, 61기 후배들과 함께 해서 정말 좋았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그들에게 학생기자로서 마지 막 신문을 만들며 감사 인사를 전한다.
또, 언론출판원장으로 항상 고생하셨 던 정일근, 김정대 교수님, 고생하시는 정은상 교수님을 포함한 모든 직원분께 감사드린다.
1957년부터 시작된 학보사는 62년 동안 ‘꺾이지 않는 붓, 꺾을 수 없는 붓’ 이라는 구호와 함께 성장해 왔다. 종이신문에서 전자신문으로 바뀌고 일주일에 한 번씩 발간하던 학보를 2주에 한 번씩 발간하게 되었다.
이제 학보사에서 기자라는 직책으로 활동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교재보다 노트북을 더 많이 들여다봤던 3년 이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학생기자가 아닌 대학생으로, 그리고 학보를 사랑하는 독자로 돌아가려 한다. 후배들에게는 좋은 선배로, 학보에는 좋은 기자로, 대학에서는 좋은 학생으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