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마 수료식 개최되다!’ 학내는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점점 변화 중이다. 우리 지역에서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 대학. 그 물결의 중심에 외국인 학우들이 있다. 조금 다른 한마인. 그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 보자. / 대학부
시끌벅적한 학내 풍경 중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 소리가 들린다. 서툰 한국말로 학내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외국인 학우들이 그 주인공이다. 학점은 물론, 한국어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해 바쁘게 움직이지만, 꿋꿋한 의지로 잘 해내고 있다. 쓰는 말도, 생김새도 달라 조금 어색해하는 학우들이 종종 보인다. 하지만 이는 머지않아 사라질 모습이라 기대할 만하다. 외국인 학우와 한국인 학우가 어울려 지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서로 똘똘 뭉쳐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우리는 모두 자랑스러운 한마인이다.
세계를 품은 우리 대학
‘글로벌 한마’라는 자랑스러운 이름에 걸맞게 우리 대학은 세계 각지에서 온 학우를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우리 대학 내 유학생은 총 314명이다. 유학생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 해 50명 정도 유입됐던 유학생은 불과 몇 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학기당 백 명이 넘는 수가 들어와 모두가 어우러진 글로벌 캠퍼스로 도약 중이다. 학우들의 출신은 다양하지만, 그중 중국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그다음 우즈베키스탄과 베트남이 뒤를 잇는다. 이번 학기부터는 필리핀 학우도 모집되었으니, 가히 글로벌 한마라 부를 만하다.
외국인 유학생이기 때문에 특정 학과에 집중될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그들은 출신만큼 다양한 학과에서 학업에 매진한다. 한국에 유학을 왔기 때문에 한국어문학과가 가장 많지만, 경영, 관광, 공학 등 각기 다른 전공 분야에서 외국인 학우를 찾아볼 수 있다. 단, 사범대는 교원 자격증을 받을 수 없으므로 유학생이 없다.
조금 다르지만, 우리도 한마인이에요
그들의 아침은 거의 한마생활관 기숙사 침대에서 시작된다. 사정상 자취를 하는 유학생들도 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기숙사비는 유학생들 역시 본인 부담이지만, 학우들의 눈초리는 매섭다. 외국인 층이라 불릴 만큼 많은 유학생이 기숙사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애써 떨쳐내려 노력하지만 그들을 쫓아오는 시선에 대학 생활이 2배로 피곤하다. 피부와 언어 그리고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로 받는 이방인 취급에 이골이 날 지경이다. 같은 유학생끼리 듣는 수업이면 상관없지만, 전체가 같이 듣는 수업에서 조별과제라도 하는 날이면 그들의 목소리는 더 작아진다. 팀에 피해가 갈까 하는 우려에 더 열심히 준비하지만, 다른 학우는 조에 외국인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 표정을 굳힌다. 마치 죄인이 된 기분이다.
예습, 복습을 열심히 해도 다른 학우를 따라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어를 알아듣기도 어렵고 알아듣는다고 해도 한국인 학우만큼은 아니다. 강의 중간에 섞여 있는 전공 용어를 이해하기도 전에 교수는 다음 페이지로 순식간에 넘긴다. 시험은 더 막막하다. 외국인이라고 봐주는 거 하나 없이 다른 학우와 똑같이 성적을 매긴다. 매 학기 끝에 나오는 성적표는 그야말로 처참하다.
그들의 고충은 끝나지 않는다. 이슬람교도인 케리모프(경영정보학과·1) 학우는 정말 곤란하다며 복잡한 마음을 토로했다. “저에게 가장 큰 도전은 음식이에요. 저희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아요. 하지만 대부분 음식엔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죠. 식사 메뉴에 먹을 게 하나도 없는 날은 스스로 요리해 먹어야만 해요.” 그는 음식에 제일 어려움을 느낀다. 의, 식, 주. 생활의 기본 요소지만 그는 이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함께 나아가기 위한 노력
지금 우리 대학은 이들의 고충을 귀 기울여 듣는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좀 더 한국과 대학 생활에 적응해 나가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안내한다. 대외교류처(처장 박정진, 서울캠퍼스 부총장)에서는 수시로 유학생과 상담을 하고, 신입생의 대학 생활 적응을 도와줄 글로벌 버디를 모집하고 시간표 짜기, 글로벌 카페 근로 장학 소개 등을 하며, 상담센터에서는 유학생 적응 프로그램을 1학기에 1번씩 진행한다. 또한, 한국어문학과(학과장 이선미)에선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말하기대회도 개최한다. 디자인관 7층에는 우리 대학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장소도 있다. 바로 유학생 서비스 센터다. 유학생들은 이곳에서 요리도 할 수 있고 각종 백일장 등 문화 행사도 소개받는다.
유학생들은 외국인 특별전형을 통해 입학한다. 한국어 능력 시험(TOPIK) 3급 자격증을 따거나 영어로 지원할 수 있다. 영어로 입학한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 언어 또한 신경 쓰고 있다. 올해 2학기부터 대외교류처는 이들을 위해 1학년 동안 영어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시간표를 짜준다. 그리고 이들은 창조관 지하 1층에서 한국어 강의를 주당 9시간을 들어야 한다. 2학년 때부터는 개인 전공을 한국어로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은 4년간 인생을 건 유학생들을 위해 큰 노력을 보인다.
이런 프로그램에 패트리샤(영어학과·1) 학우는 정말 감사해하며 대학 생활을 즐거워했다. “대학 생활은 너무 재밌어요. 다만 가끔 우리는 다른 학우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소통이 어려울 때가 많지만, 그래도 우리와 친하게 지내고 말을 많이 걸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었다. 외국인 유학생은 타국에서 왔지만, 우리와 같은 대학 학우들이다. 먼저 다가가면 아이처럼 천진한 웃음을 보여줄 것이다. 이들과 하나로 뭉쳐져 더 큰 세계로 뻗어 나갈 한마 캠퍼스를 기대한다.
박수희·윤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