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감되는 내년 독서 사업 예산, 줄어가는 독서 인구
삭감되는 내년 독서 사업 예산, 줄어가는 독서 인구
  • 원지현 기자
  • 승인 2023.09.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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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내년 예산안 발표를 통해 독서 관련 사업 예산을 삭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2024년 예산안에서 기존 국민 독서 문화 증진에 쓰이던 60억 원가량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또한, 지역 서점 활성화 및 지원을 위한 예산 역시 전부 사라진다. 공공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추진하던 각종 국민 독서 프로그램이 중단되며 독서 문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삭감된 예산은 ‘디지털 도서 물류 지원’, ‘소외계층 전자책 접근성 제고’, ‘중소 출판사 지원’ 등에 활용하겠다는 것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이다. 기존의 독서 문화 진흥보다는 도서 제작이나 유통 분야로의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반대로 예산이 삭감된 만큼 각 지역에서 진행되던 ‘작가와의 만남’, ‘심야 책방’, ‘독서 동아리 활동’ 등의 활동은 감소할 추세다.

  이번 예산 감액으로 독서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거주자들은 특히나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지난달 31일 보도 자료를 통해 예산 삭감으로 인해 기존에 지역 서점에서 진행되던 750여 개의 문화 프로그램을 볼 수 없을 것이라며 비판 입장을 밝혔다. 지역과 서울의 독서 문화 격차를 해소하는 인프라로서 역할을 수행하던 지역 서점이 이번 결정으로 인해 추진 동력을 잃게 되었다는 점 역시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2년 8월 ‘출판문화진흥 5개년 계획’을 통해 지역 서점은 “국민이 가장 가까이서 책을 접할 수 있는” 장소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을 내었던 문체부가 불과 1년 사이 지역 서점에 관한 예산을 전액 삭감했기에 출판 및 서점 업계를 비롯한 여러 단위에서는 당혹스러움을 내비치고 있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한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중 한 가지 이상 읽거나 들은 비율)’은 47.5%다. 성인 두 명 중 한 명은 1년 동안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연간 독서량 역시 4.5권에 그치며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이런 와중 국민 독서 문화 증진과 지역 서점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며 독서 문화의 부진이 악화될 것이라는 각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월은 독서문화진흥법이 정한 독서의 달이다. 이는 국민의 독서 의욕 고취와 독서 생활화를 위해 지정되었다. 그러나 올해 9월은 독서 문화의 증진이라는 목적과는 거리가 먼 소식과 함께 시작하고 있다. 책 읽는 사람과 서점 모두가 사라져 가는 시대에 발표된 이번 결정이 독서의 소멸을 더 앞당기지는 않을까. 이후 이어질 부정적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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