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과 주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이것은 내가 강단에서 주거 전공수업을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묻는 첫 질문이다. 주택이 물리적 구조체라면 주거는 물리적 구조체인 건물뿐 아니라 삶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개인과 가족의 일상생활과 지역사회 생활까지 포함한다. 거주자에게 친숙하고 특별한 장소이자 삶의 질, 행복감과 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는 주거를 연구하고 이를 현장과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주거학은 나에게 매력적인 학문이자 연구 분야이다.
나는 경남대학교에 오기 전까지 한국주거문화연구소를 운영했다. 2007년 개소한 연구소는 국토교통부, 지자체, 주택도시공사, 주택관리 관련 협회 등으로부터 연구와 컨설팅을 수주했다. 주로 주거복지, 주거 서비스, 주거 관리, 커뮤니티 분야의 프로젝트이다. 연구원들은 주생활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수행한다. 조사와 연구에서 나온 결과를 통해 제안된 사항들이 정책이나 제도 등에 반영되고 문제가 개선될 때 연구자로서의 보람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
현재 주거 관련 정책은 2005년 이후 주거권을 강조한 주거복지로 발전되고 있다. 주거복지 정책은 공공주택이라는 물리적 측면뿐 아니라 안전하고 쾌적하며 편리한 주거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휴먼서비스 지원까지도 포함한다.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청년,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생애단계별, 소득수준별로 다양한 맞춤형 주택공급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주거 서비스는 입주민의 주거욕구를 충족시키고 주거복지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는 복지적 차원에서 주거 서비스를 지원할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주거복지사는 주거복지 전문 인력이다. 2016년부터 국가공인 민간자격으로 주거복지사(주관부처:국토교통부)를 (사)한국주거학회의 주거복지사 자격검정사업단에서 배출하고 있다. 나는 주거복지사위원회에서 주거복지사를 위한 교육과 자격증 개발, 자격시험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주거복지사는 취약계층 가구의 주거 안정을 위해 복지적 차원에서 주거 서비스를 지원하는 일을 한다. 이들은 주거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실무 경험을 통해 주거복지 서비스 전달체계의 코디네이터 역할 수행한다. 주요 업무는 주거복지 실태조사, 주거복지 서비스 기획, 주거 문제 상담, 주거복지 교육과 정보 제공, 주택 개량과 보수, 커뮤니티 개선, 주거복지 자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주거복지사 4,039명이 배출되었다. 이들의 90% 이상은 취업 상태이며 LH공사, 주택도시공사, 주거복지센터 등에 소속되어 있다.
최근 일부 공공 기관에서는 주거복지직 채용에 주거복지사를 필수 자격증으로 요구하고 있고, LH공사에서는 영구임대단지에 주거복지사 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자체에 주거복지센터가 설치되고, 공공기관에서 주거복지 업무 영역이 확대되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주거복지는 국민의 주거 여건 개선, 주거 품질 향상으로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민간 부문에서도 주거 서비스 산업이 발전되면서 주거복지와 주거 서비스 산업의 전문 인력으로서 주거복지사의 역할이 기대된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사전이수과목, 현장실습,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주거복지사 자격증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먼저 사전이수과목을 확인해보길 바란다. 우리 경남대학교에는 가정교육과를 비롯한 몇 학과에서 대부분의 사전이수과목이 개설되고 있으므로 교과목 이수가 가능하다.
채혜원(가정교육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