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예순여섯 개의 나이테를 가진 나무
정일근(동문 시인)
늘 푸른 나무 한 그루 서 있다
나무 안에는 예순여섯 개의 나이테 촘촘하게
새겨져 있다,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빛나게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기록해 역사가 되는
교연한 나무 한 그루 우리 속에 우뚝 솟아있다
뿌리는 그 처음에 닿아 나날이 새로워지고
가지는 물음표처럼 궁금한 곳으로 뻗어 간다
이파리는 월영 캠퍼스 곳곳마다
15만 동문과 지역사회로 달려가는 파발마려니
이 나무가 만드는 그늘이 웅숭깊을 수밖에!
팔만대장경이 나무에 새겨져 전하고
무릇 세상 모든 역사와 성인의 말씀이 전해오듯
우리를 비추고 우리를 만드는 나무여
나이테를 제 몸 안에 쪼아가며 새긴 저 나무
1960년 3월 15일 마산의 분노가
1979년 10월 18일 월영동의 함성 여기 남았듯
우리의 어제를 오늘로, 오늘을 내일로 전하는
메신저로 남아 21세기를 가로질러 행진하라
대학의 100년을 기록하는 이목구비 되어 함께 가라
경남대학로 7에서 세세연년 울울창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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