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이 매우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유행의 시작은 연예인으로부터도 시작되기도 하지만 인스타그램의 릴스나, 틱톡, 유튜브 숏츠 같은 숏폼 영상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유명인이 쓴 물품, 언어들이 유행을 타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일반인들이 올리는 영상들이 알고리즘을 타면서 점차 10대, 20대, 30대로 유행이 번지고 있다. 그러나 유행을 타더라도 빠르게 인기가 식고 다시 새로운 것을 찾는 현상이 자주 포착된다. 10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지나간 옷이나, 물건 등을 지니고 다니는 순간 무시당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알아보기 전에 유행이 무엇인지 사전적인 의미를 먼저 알아보고자 한다. ‘유행’이란 특정한 행동 양식이나 사상 따위가 일시적으로 많은 사람의 추종을 받아서 널리 퍼지는 현상 또는 그런 사회적 동조 현상이나 경향을 일컫는다.
사람들이 유행에 민감한 이유로는 먼저 많은 사람의 추종을 필요로 하다는 점이다. 특히 패션에 있어서는 타인이 나를 세련되게 바라보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유행에 민감하다는 건 다른 사람의 시선에 매우 민감하다는 뜻인데, 무리해서라도 유명한 패션 아이템을 구매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보다는 남들보다 앞서 나가고 싶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세련된 사람으로, 우월한 사람으로 바라볼 것이라는 기대로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방송과 매스컴에 의한 이유도 있다. 기업의 과대광고나 SNS를 통한 광고에 혹하는 사람들이 그 예다. 방송과 매스컴은 고객의 감성을 자극한 광고를 통해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수요를 촉진한다. 고객들은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자신이 유행에 뒤처진다고 생각하게 된다. 또, 사회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유행에 민감해지기도 한다. 유럽이나 영미권은 자기표현적 가치가 높아 생각과 취향, 사상을 자유롭게 표현하지만, 한국은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해 유행에 쉽게 선동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문화평론가 박성준은 “한국은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대신 집단에 어울리기 위해 유행에 편승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일이 많다. 이것이 반복되면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오히려 새롭게 등장하는 유행에 쫓겨버리는 악순환이 나타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사회 속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생활하기에 유행에서 완전하게 해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유행에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실제로 뒤처지거나 세련되지 않은 사람은 아니다. 어딘가에 숨어있을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박민준(심리학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