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릴 적부터 방학 기간이 다가오면 습관처럼 새하얀 종이 위에 큰원을 그린다. 그리고는 일직선을 그어 여러 개의 부채꼴을 만든다. 그 이후에는 앞으로 여유로워질 자신의 하루를 상상하며 조각에 무얼 새길지 고민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고, 바쁜 하루에 미처 읽지 못한 독서를 한다는 등 알찬 하루를 보내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오랜 고민 끝에 완성된 생활 계획표를 보며 이미 행동에 옮긴 것처럼 뿌듯한 기분을 느낀다.
뿌듯함도 잠시, 다음날 오전이 되면 자신과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협상가가 된다. 야심차게 목표를 세웠지만, 제 몸에 꼭 맞지 않았던 루틴은 서로 어긋나 균열이 생기고 만다. 무리한 계획이 불러온 실패는 우리가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지 못한다. 그러니 자연스레 실패의 고배를 연거푸 마셔야 한다. 이는 결국 우리를 지치게 만들며, 방학이 끝날 때쯤에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놀랍게도 사람은 평생을 살아오며 만들어진 생활 루틴이나 습관에 의해 하루가 구성된다. 평소 하루 루틴을 짜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공부를 하거나, 운동 같은 생산적인 활동도 이에 속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고, 스스로 밥을 챙겨 먹는 행동도 오랜 시간 굳어진 습관에 속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온 모습들도 그저 지속해서 만들어진 습관이다. 수면, 언어, 경제와 같이 다양한 분야의 습관들이 모여 한 사람을 구성하게 된다. 그러니 사람은 내가 모르게 짜인 습관에 따라 움직이고, 평생 이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성공한 인생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은 지겹도록 들어왔다.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계획하는 건 너무나도 쉽지만, 실천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나쁜 습관은 만들기도 쉽고, 한 번 몸에 정착되면 벗어나기가 힘든 걸까?
우리는 대부분 좋은 습관이라 하면, 기존에 굳어있던 행동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무언가를 이루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몸이 적응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고 마는 거다. 이 점을 간과한 채 무리한 목표를 향해 무작정 달려드니 빠르게 원상태로 되돌아가게 된다.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꾸준히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성공의 기준점을 무작정 완벽하게 높인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나의 능력치보다 비대한 계획을 세우게 되면, 실패하고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거나, 혹은 포기할지도 모른다.
풀어진 신발 끈은 다시 묶으면 된다. 그러나 신발 끈이 풀렸다는 사실에만 집중해 앞으로 나아가기를 그만둬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완벽한 목표가 아니어도 괜찮다. 진득하고 꾸준하게 해내 가다 보면 어느새 습관은 나의 하루와 일상이 되고, 더 나아가 인생 전체를 구성하게 된다.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가 되어 돌아오기 위해 첫 발걸음을 옮겨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