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며 우리의 일상도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초기에는 팬데믹으로 우리 일상생활의 진전이 주춤했으나, 실시간 화상 강의, 원격 회의 등 대부분 비대면으로 전환되어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중이다. 팬데믹은 교육, 문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여러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전시회, 콘서트, 뮤지컬을 포함한 대면으로 진행되는 공연 산업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한 결과를 낳았다. 이는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 자연스럽게 미디어를 접하는 시간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디어 산업의 성장으로 OTT 서비스의 영역도 확장되었다. OTT 플랫폼에서 상영되는 우리나라의 콘텐츠들이 전 세계로 전파하며 엄청난 파급력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K-콘텐츠와 함께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OTT 서비스, 자세히 알아보자. / 문화부
OTT 플랫폼인 티빙과 왓챠의 국내 오리지널 드라마가 ‘2022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되었다. 국내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국내 콘텐츠가 세계에서 각광 받고 있다는 의미이다. 페스티벌에서 비경쟁 부문 ‘코리아 포커스’에서 <술꾼도시여자들>과 <괴이>, <좋좋소>가 나란히 이름을 올린 사례도 함께한다. 이번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초청으로, K-콘텐츠에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미디어 산업의 변화를 가져온 OTT 서비스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과거로 돌아가 보면, TV는 부의 상징이었다. 당시에는 방송이나 여러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매체가 TV로 한정된 것이 이유다. 지금의 청년층만 해도, 어릴 적 형제자매 또는 부모님과 각자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본방사수 하기 위해 리모컨 쟁탈전을 벌였던 경험을 가질 거다. 모든 프로그램이 TV를 통해 방영되었기도 했고, 재방송이 편성되지 않아 사람들은 본방사수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며 인터넷이 생겨나고, 기술 발달로 이 모습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가장 큰 점은 다양한 전자기기로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많은 기술이 빠르게 늘어난 현재는 TV를 포함하여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 등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매체가 존재한다. 덕분에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러한 미디어 산업 변화의 중심에는 OTT 서비스가 있었다. 인터넷 통신망의 발달과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 콘텐츠의 방대한 제작 등이 서비스의 성장을 촉진시켰다. 국내 OTT 시장의 규모는 날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실제로 국내 시장은 2012년 1,085억 원을 시작으로 8년만인 2020년에는 7,801억 원까지 성장했다. 이제는 OTT 플랫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관련 시장도 과열화 된 상태다. 그래서인지 넷플릭스, 왓챠, 쿠팡, 디즈니 외에도 출시를 앞둔 애플 등 공중파, 지상파 방송사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문화를 선도하는 OTT 서비스
OTT는 ‘Over The Top’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뜻한다. OTT 서비스의 강점은 시간, 장소, 장비 불문하고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는 거다.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사람들은 OTT 서비스를 구독하며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즐겼다. 대부분 월정액 구독료를 지불하고 해당 플랫폼의 모든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을 다시 볼 수 있는 VOD다. 다음으로는 OTT 플랫폼에서 자체적으로 제작 및 독점 공급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디즈니 플러스 등이 해당한다.
OTT는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킴과 동시에 기존에 없던 문화를 만들어 냈다. 대표적으로 ‘구독경제’와 ‘OTT 쉐어’다. 먼저 ‘구독경제’는 일정 기간 구독료를 지불하고 상품,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는 경제 활동이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받으며, 관련 시장이 과열화 되자 오리지널 콘텐츠, 다양한 할인 혜택을 강점으로 내세워 해당 플랫폼을 구독하도록 유도한다. 넷플릭스의 구독경제 전략 성공으로 타 분야인 게임, 온라인 오디오, 웹소설, 이모티콘 등 다양한 콘텐츠 시장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다. 인기를 증명하듯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40조 1,000억 원으로 54.8% 증가했다.
‘OTT 쉐어’는 해당 플랫폼을 함께 이용할 사람을 찾아 계정을 공유하고 이용권 금액을 나눠서 부담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다양한 플랫폼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고 싶지만 모든 플랫폼을 구독하기는 비용적으로 부담이 되어 고민한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동시 접속 가능한 요금제가 만들어졌고, 동시에 OTT 쉐어도 생겨났다. 해당 서비스를 혼자 이용하면 1만 원 전후의 요금을 내야 하지만, 그보다 일정 비용이 더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면 최대 6인까지 동시접속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그 비용을 인원에 따라 나누기 때문에 일인당 부담되는 금액은 저렴한 편이다. 비싼 구독료 때문에 망설여진다면 가까운 이웃들과 쉐어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k-콘텐츠
OTT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과열화되며 플랫폼마다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끌기 위해서 기업은 고도의 전략을 내세우는데, 그 중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건 오리지널 콘텐츠다. 이를 독점 콘텐츠 및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많은 플랫폼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러한 경쟁 덕분인지, 다양한 장르의 특색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 중에 하나를 소개해보자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있다. 작년 9월 첫 공개 후 넷플릭스 전 세계 TV 부문 1위를 달리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다. 그렇다면 ‘오징어 게임’의 흥행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해외에서 인기 있는 데스 서바이벌 장르에 한국적인 요소를 더한 창작물이 외국 팬들에게는 신선한 요소로 다가갔다는 점이다. 또한, 무거운 주제의 스릴러 작품임과 동시에 버라이어티 예능에 가까운 작품의 연출로 재미도 함께 이끌었다. 마지막으로 ‘오징어 게임’은 소비 타겟을 전 세계 시청자로 맞춰,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단순하고 비주얼적인 게임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주목을 받은 콘텐츠인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증명하듯 관련 밈, 패러디, 챌린지 등은 각계각층에서 폭발적인 인기와 파급력을 끌어냈다.
현재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문화·예술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칸 영화제 수상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기생충>을 시작으로 세계적 명성을 크게 얻은 <오징어 게임>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 불과했던 이곳이 지금은 ‘한류’라는 새로운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세계인의 이목이 쏠린 지금, OTT 플랫폼을 통해 K-콘텐츠를 전 세계인들과 함께 즐기며 오랜 시간 사랑받는 문화로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