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를 입력해주세요.’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우리는 굳이 컴퓨터 앞에 서지 않아도 간편히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궁금증이 생기면 인터넷 브라우저 검색창을 통해 곧바로 해소할 수 있다. 우리의 일상에 당연하게 자리한 ‘검색.’ 그러나 이러한 검색 서비스는 어두운 이면 역시 존재한다. 화두에 오르고 있는 연관검색어와 실시간 검색어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자. / 사회부
정보사회에서 ‘정보’는 필수 자원이고 정보의 홍수, 빅데이터 시대에 그 중요성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래서 일상 속 정보 탐색 을 위한 검색 활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검색 순위의 산맥을 이루는 국내 포털사이트로는 네이버(NAVER)와 구글 (GOOGLE), 다음(DAUM)이 잘 알려져 있다. 이 모든 사이트는 ‘검색’을 통한 ‘궁금증 해소’를 목적으로 둔다는 점에서 기능이 같다. 포털의 주기능인 검색은 사용자의 쉬운 정보 탐색을 도움으로써 편리성을 극대화한다. 더불어 인터넷 사용자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연관검색어와 실시간 검색어 등의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용자가 연관검색어로 찾고자 하는 정보 그 이상의 다양한 자료는 물론이고 실시간 검색어로 현재 가장 화두가 되는 이슈를 손쉽게 접할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처음 서비스 도입 목적과 다르게 부작용이 속출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 연관검색어
연관검색어는 사용자의 검색 의도를 파악하여, 관련된 검색어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더욱 편리하게 정보를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처음 의도와 다르게 연관 기능으로 고통받는 사례가 잇따랐다. 특히 연예인이나 유명인은 피해의 표적이 되기 에 십상이다. 이는 누적된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은 정보가 무분별하게 등록되기 쉽다. 트로트 가수 송가인과 임영웅의 최근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송가인과 임영웅은 ‘결혼’이라는 연관검색어 탓에 둘의 관계를 대중에게 해명해야 했다. 연관검색어의 진위를 뒤로 한 채, 정보 소비자는 잘못된 정보를 사실인 마냥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한다. 이처럼 사실이 아님에도 나란히 노출된 키워드는 기정사실이 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연관 시스템은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심하게는 인격 모독으로 이어지는 일도 허다하다. 특히 여자 연예인의 경우 연령과 무관하게 특정 신체 부위나 노출과 관련한 검색어가 일부를 차지했다. 얼룩진 검색어는 악성댓글과 같은 부정적 결과를 낳으며 꾸준히 떠오르던 문제다. 2019년 여성 연예인 A씨의 자살 이후, 그 심각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여자 연예인 연관검색어 정화 운동이 이루어진 바가 있다. ‘여자 연예인 연검 정화봇’이라는 트위터 계정이 활성화되며, 많은 누리꾼이 눈살이 찌푸려지는 연관검색어를 내리기 위해 힘썼다.
끊이지 않는 문제로 포털은 인물에 대한 부적절한 연관검색어에 대처방안을 강구했다. 다음은 대처방안으로 2019년 12월 연관검색어를 폐지하였다. 그 뒤를 따라 네이버는 2019년, 인물을 검색하였을 때 연관검색어를 상단이 아닌 최하단에 비치하도록 서비스를 단기간 개편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문제해결에 큰 효과를 주지 못 한다는 판단하에 다음 해인 2020년 인물에 한정하여 연관검색어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그 이후에도 서비스 중단이라는 결정에 의미가 있도록 포털은 끊임없는 노력을 보였다. 연관검색어가 노출되지 않는 범위를 인물명을 포함한 그룹명, 기업명, 직책명, 활동명 등으로 철저히 설정했다. 더불어 포털은 연관검색어와 함께 문제로 언급되었던 자동 완 성어 기능에 대해서 KISO(인터넷 자율정책기구) 정책 기준에 따라 반복적인 키워드 학습으로 부적절한 단어의 자동 필터링과 꾸준한 모니터링을 약속했다.
# 실시간 검색어와 논란
실시간 검색어는 ‘실시간으로 검색량이 급증한 검색어 순위를 보여주는 서비스’다. 실시간 검색어는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기능이며 대한민국 포털은 2005년부터 제공했다. 실시간 검색어는 포털을 이용하는 네티즌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를 시행했다. 그러나 포털 사이트는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한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는다. 그중 네이버는 회유나 압박으로 인한 실시간 검색어 조작설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지난 2020년 10월 6일 네이버가 자사의 이익을 위해 검색어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고 공정거래위원회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러한 사례를 볼 때 정치, 사회적 개입의 가능성은 근절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시간 검색어를 마케팅으로 사용한 사례도 있다. 조회수를 증가시키고 광고주를 끌어오기 위한 방법을 어뷰징(abusing)이라고 한다. 특정 가수와 신곡이 실시간 검색어의 높은 순위에 오른다. 이는 화제가 되는 기사를 내용만 바꿔 반복적으로 게재해 포털 검색에 많이 노출되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상당수 매체가 이러한 어뷰징 기사를 활용한다. 기업에서도 초성 퀴즈를 이용해 ‘실검팔이’ 마케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실검팔이 마케팅은 적은 금액 및 시간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이러한 홍보성 검색어는 실시간 검색어 탄생 이후부터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 실시간 검색어 폐지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하는 두 포털 사이트인 다음은 2020년 2월, 네이버는 2021년 2월 25일부터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했다.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폐지 이후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를 10위에서 20위까지 범위를 늘렸다. 더불어 뉴스 토픽을 모바일 기준 실시간 검색어 옆에 배치했다.
네이버와 다음은 우리나라 검색 엔진 지분 점유율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포털 사이트다. 토요일 밤은 ‘로또’, 모의고사가 끝나면 ‘모의고사 등급 컷’, 토익 성적 발표일에는 ‘토익 성적’ 등이 검색어 순위에 오른다. 특정 날이나 요일에 규칙성 있던 실시간 검색어를 이제는 볼 수 없다.
또한, 실시간 검색어의 폐지로 인해 각종 인터넷 서비스의 오류 에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실시간 검색어 폐지 이전에는 유튜브 등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하면 관련 키워드가 순위에 올라 해결책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시간 검색어가 폐지되면서 문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 2021년 3월 23일, 안드로이드 시스템 웹 뷰의 버그로 안드로이드 휴대전화의 앱 일부가 강제 종료된 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때 사용자가 단말기 문제로 오해하고 서비스 센터로 헛걸음하는 일이 벌어졌다.
공과대 A 학우는 “실시간 검색어를 보기 위해 굳이 줌(ZUM)이나 네이트(NATE)로 접속해야 해요.”라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줌과 네이트 두 포털 사이트는 실시간 검색어를 폐지하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근무하는 B 직원은 “정치적 압박이 큰 것 같다. 실 검 조작한다는 이야기가 너무 많다.”라고 말했다. 실시간 검색어 폐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없애면서 네티즌들의 불편함은 갈수록 늘어난다. 줌과 네이트는 아직 실시간 검색어가 존재하지만, 접속률이 낮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 소하기 위해 네이버는 급상승 검색어 대신 통계 분석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실시간 검색어는 한눈에 이슈를 알 수 있고 네티즌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었다. 그러나 기업 등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조작하거나 마케팅 등으로 이용했다. 몇몇 욕심으로 인해 실시간 검색어는 폐지되었고 네티즌들은 불편함을 토로한다. 연관검색어 또한 처음 만들어진 의도와 다르게 사용된 경우도 있다. 사실관계가 파악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등록되며 피해받는 사례도 생겼다. 따라서 같은 이유로 다른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및 연관검색어가 사라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노윤주·정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