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동학 개미입니다
기자는 주식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주식을 하고 싶은 생각은 굴뚝 같았지만 주위에 하한가만 찍는 친구들을 보며 섣불리 시작하기 두려웠다. 그러나 20대들의 지속적인 관심에 기자도 주식을 하기 위해 주말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 주식 계좌도 만들고 주식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가치주, 성장주, 개미, 동학, 서학, 코스피, 코스닥 등 전혀 관심 없던 분야의 경제 용어를 알아야 투자할 때 수월하기 때문이다.
적은 금액으로 시작하는 주식
주식에 대한 어느 정도의 공부를 마치고 증권사 주식 계좌를 개설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벌었던 일정 금액을 주식 전용 계좌에 넣었다. 기자는 시작 전부터 사고 싶었던 종목이 있었다. 그러나 적은 금액으로 시작하려 하다 보니 해당 종목은 1주 조차 사지 못했다. 금액을 조금 더 넣을까 생각은 했지만 잃을 것 같은 불안감에 다른 종목을 구매했다. 처음에 적은 금액을 넣으면서 속으로는 ‘재미로, 기부할 정도의 금액만’이라는 생각이었다.
기자가 주식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은 주위 지인들에게 주식 종목 추천이 쇄도했다. 또한,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마라”라는 등의 말을 전해줬다. 기자는 지인 의 추천 종목을 일절 구매하지 않았다. 추천 종목이 낮은 하한가를 찍거나 상장이 폐지되면 사이가 틀어질 확률이 높다. 덧붙여, 기자가 주식을 한 이유는 돈을 불리기 위한 목적보다 경제적인 동향을 파악하기 가장 쉬운 척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학 개미 길을 걷는 이유
기자는 주식 계좌를 개설한 이후, 국내와 해외 종목 중 어느 주를 선택할지 고민이 많았다. 오랜 고민 끝에, 친구의 추천에 국내 주를 택했다. 친구는 해외 주식을 먼저 시작하고 국내 주식을 구매했다. “처음 시작하면 국내부터 하는 걸 추천한다.” 해외 종목을 먼저 구매했다가 주가 변동을 읽기 어려워 많은 손해를 봤다고 했다. 기자는 친구의 추천을 바탕으로 동학 개미의 길을 걸어보기로 다짐했다.
주식 계좌를 개설한 이후부터 항상 휴대전화는 기자의 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작은 퍼센트(%)에 기자의 기분은 좌지우지 된다. 단 0.1% 의 주가 상승에도 기분은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0.01%의 주가 하락에는 표정이 일그러지며 빨리 팔아야 하나라는 고민이 생긴다. 처음에 시작할 때 3개월~6개월의 기한을 두고 시작했다. 하지만 0.1초마다 요동치는 평가손익과 수익률에 채 일주일도 못 버티고 판 종목도 있다.
기자는 주식을 시작하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처음에 단지 ‘해보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했다. 기자가 좋아하는 종목을 구매하면서 주가가 오르길 응원하고 있다. 도박이 아닌, 재테크로 작은 희망과 바람을 가져본다. 현재 기자는 0.1%의 주가 상승에 행복해지는 동학 개미다. 몇 년 후에도 0.1% 주가 상승에 행복해지는 동학 개미로 남아 있길 기대해본다.
노윤주 기자
서학 개미로 살아남기
“저는 10살 딸에게 주식을 가르치고 있어요.” 가수 현영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말이다. ‘10살이 주식을?’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네티즌의 반응은 달랐다. ‘역시 재테크 여왕’,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교육’ 등이 댓글 창에 가득했다. 통장 금리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 현재 주식은 재테크로 통한다. 기자도 현명한 재테크를 늦기 전에 시작했다.
무작정 시작하는 ‘해외 주식’
주식을 제대로 배워보려고 책도 사고 영상도 봤지만, 전문적인 단어와 주식의 동향 파악은 어려운 일이었다. 주식을 빨리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전문성은 뒤로 미루고 기본적인 원칙만 급히 새겼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공통으로 강조하는 기본 원칙이 있었다. 장기투자, 분산투자, 저가매수, 위험관리는 기자가 배운 투자 기본 4원칙이다.
이제 제대로 주식을 시작하려니 국내, 해외 중에 시장을 선택해야 했다. 한국과 해외, 선택의 기로에 서서 기자가 진정 바라는 주식의 방향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기자는 투자한 돈을 ‘없는 돈’으로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넣어둘 예정이었다. 그리고 안정적인 시장에 넣어 주식으로 인해 생기는 불안감을 최소화하고 싶었다. 이러한 바람을 정하니 기자에게 맞는 곳은 ‘해외’였다. 해외 주식시장은 국내주식시장보다 큰 규모를 가진다. 당연히 배당률이 높은 주식이 국내보다 많았다. 배당률도 중요했지만, 해외 주식시장에는 다양한 투자자가 있어서 안전성이 높았다. 결국 기자는 해외 주식을 매수했다.
주식을 하는 나만의 방법
주식은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 말한다. 이 말은 이익만 바라고 계획 없이 투자해서 나오지 않았을까? 기자는 주식을 시작하면서 앞으로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우선 적금을 들고 남은 돈만 사용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무리한 투자로 낭패를 보는 일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일종이었다. 또, 다른 사람이 추천하는 주식을 되도록 사들이지 않았다. 주식이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마지막으로 기자가 사용하거나 잘 아는 기업의 주식만 매수했다. 매수한 주식을 잘 알수록 수익에 대한 믿음도 자연스레 생기기 때문이다.
기자와 함께 주식을 시작한 동반자도 있었다. 친구는 국내, 기자는 해외 주식을 각각 매수했다. 서로 다른 시장이지만, 주식이란 공통분모가 생긴 셈이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만나면 서로의 안부보다 주식 안부를 묻는 날이 많아졌다. 함께 시작한 친구를 통해 알게 되는 새로운 정보도 있 었다. 주알못(주식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던 기자는 차근차근 주식을 배워나가는 중이다.
주식은 더 이상 도박이 아니다. 요즘은 자신이 믿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주식을 몇 주씩 사는 건 재테크로 통한다. ‘이게 이렇게까지 오를 수 있다고?’ 가끔은 이런 바람과 희망을 품고 주식 어플을 확인하지만, 현재까지 사들인 주식에 크게 변동이 없다. 그러나 기자의 계획은 끝나지 않았다. ‘촘촘히 이어진 개미들 틈에서 살아남는 서학 개미가 되기’, 장기적인 릴레이에서 지치지 않고 살아남는 개미가 되려 한다.
박예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