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림 지하상가 & 합성동 지하상가, 학우들의 선택은?
부림 지하상가 & 합성동 지하상가, 학우들의 선택은?
  • 박수희 기자
  • 승인 2018.04.17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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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상가, 길 아래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쇼핑몰이다. 통로를 돌아다니며 보물찾기하듯 우리는 신중하게 상품을 골라낸다. 우리 대학이 위치한 옛 마산시에는 2개의 지하상가가 있다. 부림 지하상가와 대현 프리몰 창원점. 같은 지하상가이지만 둘의 분위기는 확연하게 다르다. 분위기에 맞추어 고객의 발걸음 역시 달라졌다. 그들은 어떤 점에 이끌렸고 어떤 점을 외면하고 있을까. 답은 바로 그곳에 있다. /문화부

 

▲부림 지하상가, 시간 속에 멈춰 버리다

텅빈 부림 지하상가, 의류만이 지하상가를 채우고 있다.
텅빈 부림 지하상가, 의류만이 지하상가를 채우고 있다.

  부림 지하상가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부림동에 있다. 우리 대학과는 약 3.4km 정도의 거리로 합성동보다 훨씬 가까이 있다. 근처에 창동도 있고 길 위에 가게도 많아 사람들이 자주 지나친다. 하지만 복잡한 길 위와는 다르게 길 아래는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을 수 없었다. 기껏 사람이 다녀봤자 중·장년층 몇 명에 불과했다. 쇼핑몰이라기보다 마치 역사 속 현장 같았다. 쇼핑몰 특유의 활기는커녕 정적만이 감돌았다. 지하상가 중심에 소비자가 쉴 수 있는 공간은 텅 비어 있었고 점포 안에는 주인 밖에 없었다.

  점포는 온통 의류로 가득 차 있었다. 의류 디자인을 보면 부림 지하상가에서 주로 겨냥하는 연령대는 중·장년층이다. 이미 고객층이 한정되어 있다. 또한, 가격 표시가 되어 있는 점포가 극히 드물었다. 보통 소비자들은 싼 가격이 문에 걸려 있으면 한 번 들어와서 살펴본다. 가격표 없이 물건만 있다면 스쳐 지나갈 확률이 매우 높다. 연령대 지정이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미숙함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2011년 부림 지하상가는 창원시와 협약해 상권 활성화에 나섰다. 2011년에 1단계 사업으로 빈 점포 리모델링을 통해 아리카페, 부림 희망도서관, 공동체 작업장 등을 만들었다. 아리카페는 실버카페로 노인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부림 희망도서관은 만화책과 여러 동화, 소설, 비문학 책을 갖추어 근처 주민들에게 빌려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공동체 작업장에서는 취약 계층 일자리를 창출했다. 2012년에는 2단계 사업을 시행했다. 이용하는 연령대에 맞게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바꾸는 등 여러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부림 지하상가는 새로운 변신을 통해 상권 활성화를 꿈꿨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여전히 사람들은 부림 지하상가를 찾고 있지 않았다. 문과대 A학우는 버스를 타고 지나가던 중 궁금해서 부림 지하상가에 들러봤는데 매우 실망했다고 한다. “겉보기에 시설이 노후되어 보여서 들어갈지 말지 고민이 꽤 되었다. 들어가니 지하상가가 매우 짧고 우리 연령대에 맞지 않는 옷이 대부분이라 아쉬움이 들었다. 사람을 끌어모으려면 다양한 연령대를 잡아끄는 점포가 필요해 보인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창원의 랜드마크

북적이는 합성동 지하상가, 발 디딜 틈이 없어 보인다.
북적이는 합성동 지하상가, 발 디딜 틈이 없어 보인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에 있는 합성동 지하상가의 정확한 명칭은 ‘대현 프리몰 창원점’이다. 1993년 개장 당시에는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합성동에 있는 지하상가라는 의미 그대로 상호가 부여되었다. 이후 지하상가의 정체성을 좀 더 고급스러운 쇼핑몰 이미지로 부각하기 위해 Pri+Mall(최고의 몰)이라는 이름을 부여하여 ‘대현 프리몰 창원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우리 대학과 약 8.9km 거리에 있지만, 우리 대학 학우 중 대현 프리몰 창원점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부림 지하상가보다 2배 이상 멀지만, 훨씬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합성동은 시외버스터미널과 놀 거리가 많아 사람들이 자주 지하상가에 방문한다. 유동 인구도 많고 점포도 굉장히 다양하다. 의류 점포의 비율이 높지만 타로, 렌즈, 사진관 등 다양한 콘셉트의 점포들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의류 디자인을 보면 부림 지하상가와는 다르게 10~20대를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워낙 시설이 잘 되어 있고 깔끔하므로 가족 단위로 자주 놀러 오기도 하며 중간에 30대 이상을 겨냥한 의류 점포들도 찾아볼 수 있다. 대현 프리몰 창원점 영업팀 직원은 지속적인 시장 분석을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업종의 입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대현 프리몰 창원점은 가격 표시제 지정 상가로 대부분 점포에 가격이 부착되어 있다. 가격 표시제 지정으로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있고 다른 점포와 경쟁이 붙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구매를 할 수도 있다. 대현 프리몰 창원점의 흥행은 많은 고객을 모으고 마케팅 전략 성공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대현 프리몰 창원점은 끊임없이 소비자를 분석하고 고민했다. 홈페이지 운영을 활발히 하며 고객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홈페이지뿐 아니라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페이스 북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높이고 있다. 가족 단위 방문이 높은 점을 반영하여 상가 내 수유실, 유아 놀이방, 고객 휴게실 등 각종 편의시설도 제공하고 있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역시 설치되어 있어 고객에게 한층 더 편함을 선물해주고 있다.

  이러한 노력 때문인지 대현 프리몰 창원점은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지하상가로 거듭났다. 주말은 평일 대비 2, 3배 이상의 고객들이 방문한다. 대현 프리몰 창원점 영업팀 직원들은 자신의 직장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났다. “창원 시민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합성동 지하상가’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다. 친구와의 만남, 사랑하는 사람과의 데이트, 특별한 날을 위한 쇼핑의 장소 등 앞으로도 대현 프리몰 창원점이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지역 명소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까운 곳에 있지만, 전혀 다른 두 지하상가를 둘러보았다. 옛 감성이 남아 있지만 발길이 끊긴 부림 지하상가와 단순한 지하상가가 아닌 창원시 랜드마크로 발돋움하고 있는 대현 프리몰 창원점. 부림 지하상가가 대현 프리몰 창원점을 벤치마킹해 똑같은 모습으로 나아갈 필요는 없다. 다만 현재 문제를 빠르게는 아니더라도 천천히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 대현 프리몰 창원점과는 다르게 감성적인 분위기로 점포를 꾸며 사람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앞으로 달라질 부림 지하상가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대현 프리몰 창원점 모두 창원시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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