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텔레그램 안에서 벌어지는 범죄 사건들이 뉴스에 자주 보도된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성범죄부터 마약 거래까지 다양하다. 이에 텔레그램을 비롯해 플랫폼 사업자에게 강력한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메신저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플랫폼에 대한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텔레그램 규제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나오는 시점이다. / 사회부
텔레그램(Telegram)은 독일 ‘Telegram Messenger LLP’ 회사에서 개발해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다. 이 회사는 러시아판 페이스북 창립자 ‘파벨 두로프’가 11년 전에 세운 비영리 기업이다. 텔레그램은 뛰어난 보안성과 개방성 등 다른 메신저와 차별화한 기능이 많다. 때문에 세계 이용자 수가 2024년 3월 기준 9억 명 정도 되며, 국내에서 즐겨 쓰는 이용자도 늘어나고 있다.
- 텔레그램 범죄에 대하여
역설적이게도 텔레그램의 이런 장점을 악용하는 범죄가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19년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을 통해 성착취 영상이 거래, 유포되었던 ‘N번방’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수많은 피해자들은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이 외에도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서 마약, 무기 등을 불법으로 거래하는 일도 벌어졌다. ‘비밀 대화방’을 이용해서 마약이 숨겨진 장소를 안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최근엔 텔레그램에서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성범죄가 발생했다. 텔레그램은 누구나 채팅방을 개선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하고 있어 이용자가 프로그래밍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가해자들은 이 기능을 악용해 사진과 음란물을 합성해 불법 성착취 영상을 유포했다.
텔레그램을 악용한 범죄가 계속 증가하자, 범죄를 막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텔레그램 비밀 대화는 암호화 기술이 적용돼 있어 본사의 협조 동의가 없을 시에는 수사기관이 대화를 수사하거나 추적해 범죄자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서버는 이미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고 수시로 옮겨지기 때문에 어디 있는지 알기도 어렵다. 텔레그램 자체가 ‘검열’에 반대하는 것을 지향하며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사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 라는 말도 있다. 또 2019년 이후 도입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N번방 방지법’에 의해서는 정작 텔레그램이 ‘사적 대화방’으로 분류 되기 때문에 성범죄물 삭제나 접속 차단 등의 관련 조치 의무 대상자에서 빠져있는 상황이다.
- 텔레그램 규제가 화제 된 이유
그러면 도대체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 걸까? 바로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메신저 서비스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CEO인 ‘파벨 두로프’는 2024년 8월 24일 프랑스에서 체포돼 구금됐다. 범죄가 일어나고 불법 거래가 오가는 온라인 플랫폼을 방치하고, 수사 당국에 협조하지 않아 범죄를 공모했다는 이유다. 이에 파벨 두로프는 약 74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텔레그램의 일부 기능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삭제한 기능은 범죄 악용 위험이 크다는 ‘근처 사람들’ 기능이다.
국내에서는 텔레그램 채팅방을 정부 기관에서 모니터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확실한 규제가 필요하다.”, “규제는 너무 지나치다.”, “처벌과 교육으로도 충분하다.” 등의 의견도 있다.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대화방을 모니터링하고 메신저 이용을 제한하는 등 플랫폼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메신저를 제한하는 것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립한다. 또 강하게 규제하는 것보다는 범죄자 개인의 처벌과 교육을 강화해 예방하는 것이 실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 텔레그램 측과 합의 단계
음란물이나 마약 거래 등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되어 온 텔레그램은 불법 영상을 예전보다는 신속하게 삭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성적 허위 영상물 문제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받았지만 확실한 규제가 없어 혼란을 겪은 가운데, 텔레그램은 한국 경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 하겠다고 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2024년 9월 30일 기자회견에서 “9월 27일~28일 이틀간 제3국에서 텔레그램 경영진과 회의를 열고, 불법 정보에 대해 다각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라며 방심위가 불법이라고 판단되는 콘텐츠에 대해 삭제 요청을 할 경우에 텔레그램이 신속하게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 딥페이크를 이용한 가짜 콘텐츠가 이미 텔레그램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되었지만, 정부와 텔레그램 간 소통이 없었기에 삭제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도 이번에 정부와 텔레그램 간의 소통창이 만들어진 후 텔레그램 측에서는 성범죄 정보 삭제 요청을 이행했다.
앞으로도 범죄를 일으킨 가해자의 인적 사항을 알아내기 위한 수사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찰청과 텔레그램 측은 수사 협조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화 중에 있다.
디지털 성범죄 콘텐츠에 의해 피해를 받은 경우 24시간 운영하는 방심위 전화번호(1377)나, 홈페이지로 신고하자. 신고 당일 바로 방심위 사무처가 내부 검토를 거쳐 심의를 한다. 협조한 내용이 합의된다면, 텔레그램으로 인해 발생한 성범죄 콘텐츠는 신고 당일 바로 삭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아직 확실한 규제는 아니지만, 범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 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사진을 도용해서 딥페이크 범죄에 노출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때문에 텔레그램 범죄를 막기 위한 규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고,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까지도 정부와 경찰청,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서 텔레그램과 협의 중이지만 예전보다는 삭제 요청을 빠르게 이행할 수 있다는 희망이 점차 커지고 있다. 텔레그램 측과의 합의가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더 이상 텔레그램으로 인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