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국제사회에서 국가 간 갈등, 지역 간 분쟁 등의 위협은 언제나 끊이지 않고 있다. 평화 유지를 위한 국방력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군사는 국권을 지키고 외부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수호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아 수행하고 있다. 우리 대학에도 군사학을 연구하며 국가안보에 헌신하고자 하는 군사연구소가 존재한다. 군사연구소의 자세한 활동을 알아보고자 엄홍섭 군사연구소장을 만나 보았다. / 대학부
2004년에 설립된 군사연구소는 2023년부터 군사학과장 엄홍섭 교수가 연구소장으로 취임해 현재까지 활약하고 있다. 연구원은 우리 대학 군사학과 교수들이 도맡고 있으며, 조선대, 원광대 외부 대학 교수도 연구위원으로 함께 활동 중이다. 현재 본 연구소는 디자인관 5층에 자리 잡고 있다.
- 군사학의 발전과 함께 시작한 군사연구소
우리 대학 군사학과와 군사연구소가 설립된 2000년대는 군사학이 하나의 학문으로서 체계를 잡아가고 있던 시기다. 군사학은 2002년 12월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공식 학문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2003년부터는 일반 4년제 대학에 군사학과가 창설되기 시작했다. 우리 대학 군사학과는 2004년 부산·울산·경남권에서 유일하게 육군본부와 협약을 맺어 개설됐다. 같은 해 5월에는 뒤이어 군사연구소가 발족하며 군사학과와 군사연구소가 함께 미래 군사학을 끌어나가고 있다.
“군사학은 경영, 과학기술, 인문학 등 다양한 학문으로 이뤄진 종합적 학문입니다.” 엄 소장은 많은 이들이 군사학을 전쟁의 수단으로만 인식하고 학문으로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고 전하며 군사학이란 학문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전했다. 군사학을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군’은 하나의 조직체계로 운영된다. 이때 조직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 ‘국방경 영’이란 경영 기술을 활용한다. 또한 전차, 전투기, 잠수함 등 군대에서 사용되는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경우 ‘군사 과학기술’이란 학문을 적용한다. 엄 소장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K-방산, 국방 로봇, 국방 인공지능, 국방 경영 등 군사 관련 분야가 개발되며 군사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하였다.
- 다양한 대학과 함께하는 군사연구소
군사연구소 활동은 크게 학술대회, 학술지 발간, 연구 활동으로 구분된다. 학술대회 분야로는 학문적 발전을 도모하고자 2005년부터 해군사관학교와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2018년에는 광운대, 2019년 영남대와 학술대회를 개최하여 여러 대학과 활발하게 소통을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해군사관학교는 해군 분야, 영남대는 국방경영, 국방관리 분야로 교류하고 있으며, 방위산업에 특화된 광운대와는 방위산업이나 무기체계 분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엄 소장은 경남지역에 방위산업이 발달해 있어 방위 산업 대표자들이 모여 학술대회를 개최해 다양한 군사 관련 주제가 논의됐다고 전했다.
“학술지로는 군사학논단을 매년 꾸준히 발간하고 있습니다.” 군사연구소는 『군사학논단』을 2013년부터 1년에 1번씩 발행해 최근까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야전운용시험 결과 판정 연구, 한미 무기체계 획득절차 비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군사학논단이 한국연구재단에서 정식 학술지로 인정받도록 ‘등재후보지’가 되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군사연구소는 올해부터 『군사학논단』을 2번 이상 발간할 계획이다. 엄 소장은 “올해 하반기에 군사학연구소에서 주관해 군사 조직, 국방 로봇, AI 등 다양한 주제로 광운대, 조선대, 경남대 합동 학술대회가 개최됩니다.”라고 하며 학술대회를 통해 관련 학술지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군사연구소의 연구 활동은 어떻게 이뤄질까 라는 질문에 엄 소장은 “국방부에서 제시한 연구과제를 받아 연구 활동이 이뤄집니다.” 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군사연구소는 총 4개 연구과제를 맡아 국방 로봇, 계엄 업무를 주제로 활발히 연구 활동을 마쳤다. 올해는 육군의 미래 군 구조인 Army TIGER와 장갑차의 필요 수량 판단 관련 연구로 총 2개 연구 과제를 진행 중이다.
-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군사연구소
“마산방어전투의 역사적 의미를 후대에 계승하고자 마산전투기념관 설립에 힘쓰고 있습니다.” 마산방어전투는 1950년대 6·25전쟁 당시 마산 일대에서 한미 연합군과 북한군 간에 벌어진 전투다. 이 기간 동안 핵심 격전지였던 서북산은 고지의 주인이 19번 뒤바뀌고, 북한군 4,000여 명과 연합군 1,000여 명이 희생됐을 정도로 치열한 격전이 이어졌다. 엄 소장은 마산방어전투에 대해 “만약 전투에서 마산지역을 북한군에게 빼앗겼다면, 부산까지 함락될 뻔했던 전투입니다.”라며 마산방어전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렇게 큰 규모의 전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산방어전투는 한국군이 아닌 미군 주도의 전투였다는 이유 등으로 서서히 잊혀 가는 중이다. 현재 6·25전쟁 당시 큰 규모로 발생했던 전쟁 지역은 대구의 다부동전적기념관, 경북의 영천전투호국기념관 등 6·25전쟁 기념관을 설립해 호국정신을 기리고 있다. 그러나 현재 마산지역에만 전투기념관이 설립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사실에 엄 소장은 현재 마산전투기념사업회 등 여러 기관과 함께 마산전투기념관 설립과 관련한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대학에 군사학을 끌어나가는 군사학과와 군사연구소가 있다는 점은 큰 자랑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대학 군사학과와 군사연구소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일반 학생들에게 군사는 군인들만 활동하는 특수한 분야로 생각되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엄 소장은 “군인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군인과 일반 사람 간의 차별성을 생각지 말아줬으면 한다.” 라며 같이 협업하고 동참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한다고 인터뷰의 마무리를 맺었다.
지금 당장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완전히 평화롭다고 말할 수 없다. 전쟁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 특히 현대 전쟁에서는 고도의 정교한 기술과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사는 국민들의 생명과 평화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군사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군사학 연구를 끊임없이 이어가며 지역발전에도 도모하고자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군사연구소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