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시장에 휘몰아친 변화의 바람
소비시장에 휘몰아친 변화의 바람
  • 정주희 기자
  • 승인 2021.12.0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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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의 Flex부터 욜로족, 카푸어까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카푸어 단체 채팅방 내용이 유출되며 논란이 되었다. 해당 채팅방에는 자신의 스펙과 신용 등급, 갖고 있는 차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채팅방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차를 무조건 인증해야만 한다. 단체 채팅방 내 사람들 대부분 신용등급이 8~9등급이지만 이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수억 원대의 외제 차 사진을 자랑하기에 바빴다. 20·30세대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는 카푸어에 대해 알아보자. / 사회부

 

  최근 소비 시장은 20·30세대를 주목하고 있다. 각 기업은 20·30세대를 겨냥한 신제품을 만들어내며 바뀐 소비 패턴을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 노력한다. 20·30세대는 약 1천만 명으로 전체 경제 활동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해 소비 시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은 자본주의 시장 속 여러 어려움을 겪은 세대다. 사회적인 현상에 따라 소비 행태가 바뀐 20·30세대로 인해 소비문화와 패턴은 급격하게 변화 중이다.

 

20·30세대의 FLEX 소비문화

  20·30세대는 N포 세대다. N포 세대란 2015년 취업 시장에서 나온 신조어로 사회적인 상황으로 인해 여러 가지를 포기한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삼포 세대인 연애, 결혼, 출산 포기부터 시작해 집과 경력이 포함된 오포 세대를 거쳐 취미, 인간관계를 포기한 칠포 세대와 신체적 건강과 외모까지 포기한 구포 세대 이후 N포 세대까지 왔다. 20·30세대들은 끊임없이 치솟는 물가와 대학 등록금, 취업난, 집값 등 여러 사회·경제적인 문제와 압박으로 인해 스스로 돌볼 여유가 없다. 이로 인해 자신의 인생과 현재를 중요하게 여겨 현재의 삶을 즐기는 데 소비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현 소비 성향은 40·50세대나 실버 세대가 보여준 보수적인 소비 성향과 매우 다르다. 20·30세대는 일정하게 나오는 월급을 모아서 예·적금을 들고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건 매우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은 주식이나 부동산 재테크 붐을 일으켰다. 특히 코로나19로 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재테크에 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한국리서치에서 조사한 ‘코로나19 이후 재테크 관심도’에서 5명 중 3명이 코로나19 이후 재테크 관심이 늘었다고 답했으며 재테크에 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도 늘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연인들이 알아보는 부동산 데이트라는 뜻을 가진 신조어인 ‘임장 데이트’가 생겨났다. 실제로 2019년에 비해 2020년 부동산 구매 증가량이 20대는 68%, 30대는 52%였다. 더불어 2020년 서울 아파트의 전체 거래량은 30대가 33%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를 통해 서울 또는 재개발 지역에 만들어진 아파트는 20·30세대의 물질적인 욕망을 실현해 줄 도구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소비 주체가 된 20·30세대는 ‘플렉스’ 문화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플렉스(Flex)란 많은 돈을 쓰며 부를 과시하는 소비 행태를 일컫는 말이다. 플렉스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다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욜로족 20·30세대를 보여주는 말이다. 20·30세대는 갖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사회 현상 때문에 포기해야 했으며 자본주의 현상을 몸소 겪은 세대다. 이로 인해 플렉스 소비를 즐기며 자신을 과시하며 현재를 즐기는 소비 형태가 나타났다.

 

다음에는 어떤 푸어

  살면서 한 번쯤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에듀푸어, 워킹푸어를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단어는 ‘가난한’, ‘빈곤한’의 뜻을 가진 ‘poor(푸어)’를 합친 단어다. ‘하우스푸어’는 자신의 집을 갖고 있지만, 빈곤층에 속하는 사람을 말하며 ‘렌트푸어’는 급증하는 전셋값이나 월세를 감당하는 데 소득의 대부분을 지출하는 사람을 말한다. ‘에듀푸어’는 소득의 대부분을 교육비로 지출하는 사람을 뜻하고 ‘워킹푸어’는 열심히 일해도 저축하기 빠듯할 정도로 형편이 좋지 않은 계층을 뜻한다. 이뿐만 아니라 여러 푸어가 있는데 최근 소비 주체로 자리 잡은 20·30세대로 인해 새로운 푸어가 생겼다. 그건 바로 카푸어다.

  카푸어란 자신의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비싼 자동차나 수입 외제 차를 구매한 뒤 수입의 대부분을 자동차 관련 비용에 대느라 생활에 어려움을 겪거나 빈곤층으로 전락한 사람을 말한다. 최근 수입차 시장에서 20·30세대가 큰손으로 새롭게 떠 오르고 있다. 수입차 구매 개인 고객 중 37%를 10대~30대가 차지했다. 6,000만 원대인 BMW 520 모델의 경우 상반기 판매된 대수 중 50% 이상이 20·30세대였다. 2019년만 해도 20·30세대의 구매 품목에서는 자동차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중고차, 카 셰어링이 더 인기 있었다. 갑자기 값비싼 자동차 구매율이 증가한 이유가 뭘까?

  먼저 집값이 급격하게 상승하며 집 구매를 포기한 20·30세대 중 일부는 차라도 구매하자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집을 구매하는 대신 진입 장벽이 낮은 차를 구매해 본인의 가치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최근 차량에 대해 파격적인 할인과 다양한 할부 방식으로 인해 구매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보통 외제 차는 차량 가격의 일부를 선납입하고 남은 금액을 할부로 납부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은 외제 차를 팔기 위해 신용 조건이 좋지 않거나 소득 수준이 불안정한 20·30세대임에도 어떻게든 조건에 맞는 할부 조건을 제시한다. 해당 기업의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추가로 할인하거나 무이자가 지원되기도 한다.

  20·30세대는 이에 혹해 차량을 구입하고 끊임없이 빚에 시달리게 된다. 유튜버 ‘압구정시골쥐’로 활동하는 개인 사업가 문 씨는 17대의 슈퍼카를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집 없이 자신의 카페나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20·30세대 사이에서 이런 사례가 많아지며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자본주의로 인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일어나며 20·30세대가 설 자리는 더욱 없어지고 있다. 워킹푸어처럼 열심히 일해도 저축하기 빠듯한 현실에 미래를 준비할 시간은 없다.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기에도 벅찬 20·30세대가 카푸어의 늪에 빠져드는 이유는 자신의 현재 삶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이다. 현재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바쁜 20·30세대의 소비 성향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사회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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