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산은 정의와 민주의 성지
[사설] 마산은 정의와 민주의 성지
  • 언론출판원
  • 승인 2025.01.0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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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을사(乙巳)의 해가 밝았다. 푸른 뱀이라는 을사년의 의미가 여간 심상치 않다. 120년 전인 1905년엔 일제에게 외교권을 빼앗긴 을사늑약이 있었다. 60년 전인 1965년엔 한일 수교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한일기본조약이 맺어졌다. 상실과 회복, 위기와 변동의 의미가 을사년을 중심으로 한국 역사에 펼쳐졌다. 을사년은 위기이자 기회의 상징적 의미를 가진 해로 우리의 머리속에 기억되고 있다.

  실제로 지금의 국내 정세를 볼 때 그러한 생각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민족의 위기라 할 수 있는 대통령 탄핵 국면에 접어들어 온 나라가 정치, 경제, 문화 면에서 암울한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 거기에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까지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하여 국민들의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어떻게 일구어온 민족의 역사인데 이렇게 암울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 절로 탄식이 새어 나온다. 민중의 입장에서 볼 때 대통령을 비롯 이런 사태를 초래한 정치 일선의 지도자들에게 원망의 마음을 퍼붓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시대가 어지럽고 가치가 혼란스럽다 해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정의의 원칙에 기반한 상식이 지배하는 나라의 건설! 모든 문제의 발생은 불의와 불법에서 비롯된다는 점은 역사의 교훈에서 배운 바가 많다. 이번 탄핵 사태도 아무리 정치적 갈등과 파당이 있다 하더라도 있어서는 안 될 비정상적인 비상계엄 조치 때문이 아닌가? 정치에도 넘어가서는 안 될 선이 있다. 제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의 자유를 억압하는 초헌법적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법적 질서 안에서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이런 민주주의적 의식과 방법은 오랜 민주적 절차와 가치에 대한 교육과 훈련 속에서 성숙되고 배양되어야 자연스럽게 현실 속에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지는 요즈음이다.

  최근의 비민주적, 독선적 정치 행태를 보면서 마산의 역사를 생각해본다. 마산은 1960년 이승만 독재세력이 저지른 3·15 부정선거에 대해 당시 민중과 학생들이 의분을 못 참고 의거를 일으킨 역사가 있다. 그리고 1979년 유신독재가 극악해진 상태에서 10·18 부마민주항생을 일으킨 전례가 있다. 이번 이런 불의와 불법에 저항하고 정의로움을 세우려는 마산 정신이 문득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산의 상징인 경남대가 바로 그런 정의와 민주의 성지로 남아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학교의 이런 정신을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을사년 한 해는 우리 민족의 위기의 시간이 되겠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정의와 민주의 측면에서 힘찬 비약의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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