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물을 붙였는데 이튿날 사라졌어요”
“홍보물을 붙였는데 이튿날 사라졌어요”
  • 허지원 기자
  • 승인 2019.12.04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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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게시판의 이용 방법과 한계를 알아보자

 

   대학 캠퍼스를 걷다 보면 우리 눈을 사로잡는 ‘시설물’이 보인다. 바로 우리 대학 캠퍼스 곳곳에 설치된 ‘게시판’이다. 이 게시판은 학우들이 평소에 알지 못했던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그중 대학 내부와 외부에서 진행하는 경진대회에 관한 공고문과 동아리 프로그램 홍보물 등이 바로 그 예다. 이렇듯 많은 학우가 게시판을 활용하지만, 일부 학우는 어떻게 활용하는지 모른다. 우리 대학 게시판에 대해 알아보자. / 대학부

  우리 대학 게시판은 과거 누가 어떤 의도로 설치했을까? 시설관리팀 류만진 계장에게 그 답을 물어보았다. “제가 재학할 당시에도 게시판이 존재했어요. 현재는 건물을 만들 때마다 게시판을 설치합니다.” 류 계장의 말에서 우리 대학이 게시판을 설치하고 운영한 기간은 굉장히 길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 대학 게시판 이용 방법을 알아보자

  김지윤(사회학과·1) 학우는 “학과의 공적 의제를 게시판에 붙였는데 이튿날 사라졌어요.”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리 대학 내·외부 지정된 게시판(1층 입구나 각 층의 복도 등)에 게시물을 부착하려면 시설관리팀과 학생지원팀의 ‘검인’이 필요하다. 검인을 받으면 보름 동안 게시판에 부착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학우는 그 점을 숙지하지 못해서 도장 없이 지정된 게시판이나 건물 벽에 부착하기도 한다. 이렇듯 공적인 게시물이어도 도장이 없다면 ‘검인이 없는 외부 홍보물 게시행위’로 간주하여 게시판에서 떼버린다.

  우리 대학이 시설물관리규정을 근거로 게시물에 제재를 가한다. 조문 제6장 사용 및 행위 제한, 제18조(행위제한)를 확인하면 ▲검인이 없는 외부 홍보물 게시행위 ▲지정된 장소 외 홍보물 게시행위 ▲개인 또는 단체명과 게시 일자가 명기되지 않는 홍보물 게시행위를 우리 대학 규정으로서 제한한다. 류 계장은 “학우들이 진행하는 행사 일부가 검인을 받지 않고 지정 게시판이나 건물 벽에 붙여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홍보물을 제거하기보단 시설관리팀에서 직인을 받으라고 이야기해요.”라며 학우들의 게시물은 바로 제거하지 않고 게시자에게 전화해 시정을 요구한다. 그러나 외부 게시물은 가차 없이 제거한다. 과거 우리 대학에서 구토익을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게시물이 부착되었다. 이는 상업성 홍보물로 간주하여 시설관리팀에서 바로 제거했다. 또, 시설관리팀은 게시자에게 상업성 홍보물을 붙이지 말라고 항의 전화도 하는 등 학우들에게 건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자신들이 맡은 일을 묵묵히 이행한다.

 

우리 대학 게시판의 문제점을 진단해보자

  우리 대학 내·외부 지정된 게시판을 확인해보면 검인 기간이 만료된 게시물과 스테이플러 심이 덕지덕지 박혀있다. 이 게시판을 누군가 본다면 대학 측에서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대학 게시판은 게시물을 부착하고 기간이 만료되면 게시자가 자율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또한, 스테이플러 심을 제거하는 행동 등 다음 게시자를 위해 깨끗하게 사용하는 행동 역시 게시자의 몫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러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익명의 청소노동자는 우리 대학 게시판을 관리하며 아쉬운 점을 이야기했다. “저희가 학내를 청소하면서 게시판을 보면 일단 너저분하다고 다들 생각해요. 우선 기간이 지난 게시물 위에 또 다른 게시물을 부착하기도 하고 떼다 만 흔적들도 있었어요.”라며 붙이는 노력만 하지 말고 스테이플러 심 제거 등 뒤처리에도 힘써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과대학에 소속된 고운관 건물에 게시물을 부착하려면 지난 11월 27일까지 ‘시설관리팀이나 학생지원팀 직인’이 아닌 ‘문과대교학행정실 직인’이 필요했다. 문과대학 교학행정실에 따르면, “지난 3월 동아리 가두모집 기간에 불법 홍보물이 유독 고운관에 많이 부착됐어요. 그래서 내부 회의를 통해 문과대 교학행정실 직인만 받기로 했어요.”라며 문과대 교학행정실 직인을 찍는 이유를 밝혔다. 이제는 교학행정실을 비롯한 학생지원팀과 시설관리팀에서도 직인을 받을 수 있다.

 

우리 대학 게시판의 발전 방향 무엇인가

  그렇다면 문과대학에 소속된 고운관을 제외한 타 단과대 교학행정실은 어떻게 게시판을 관리했을까? 제2경영관, 법정관, 제1공학관 담당 교학행정실은 “학생지원팀과 시설관리팀 검인이 있다면 따로 저희 검인은 받을 필요가 없어요.”라고 답했다. 우리 대학에서 학우들이 게시물을 붙이려면 6개의 단과대와 2개의 부서로부터 검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게시판 검인을 각 단과대나 2개의 부서에서 받지 않고 한 곳에서 관리한다면 학우들은 또다시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게시판을 ‘여러 사람에게 알릴 내용을 내붙이거나 내걸어 두루 보게 붙이는 판’이라 해설한다. 이렇듯 게시판은 여러 사람이 의견을 내붙이고 내걸어 민주적인 공론장 역할을 한다. 얼마 전 우리 대학 창조관 입구에 부착되어 있었던 홍콩 민주화 지지 벽보가 훼손되었다. 이는 민주주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면 게시물을 훼손할 게 아니라 그 옆에 반대하는 입장의 벽보를 붙여야 할 일이다. 이 일을 계기로 우리는 성숙한 민주주의는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게시판을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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