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면 1학기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모든 학우가 자신이 원하는 성적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시험이 끝나는 그날만을 기다리면서 무엇을 하면서 놀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때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새로운 즐길 거리를 찾는 학우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공부와 시험 때문에 쌓인 스트레스를 시원한 총성과 함께 날려버릴 수 있는 창원국제사격장을 한 번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 문화부
우리 창원지역에는 일반인들도 쉽게 사격을 접해볼 수 있는 시설이 존재한다. 바로 ‘창원국제사격장’이다. 1982년 10월에 열린 제63회 전국체육대회 사격 경기를 위한 시설로 1981년 착공해 1982년 7월에 문을 열었다. 이후 몇 번의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2018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비롯한 다양한 세계대회를 유치했다. 최근에는 2024년 파리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선발전도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7일까지 이곳에서 열렸다.
- 우리 대학과 사격의 특별한 인연
우리 대학은 사격과 각별한 인연을 자랑한다. 우리 대학에는 전문 사격인을 양성하기 위한 사격부가 존재한다. 1975년 창단한 이래 참가한 많은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학교의 위상을 크게 높이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2023년에 열린 제104회 전국체육대회에서도 그 위상을 가감 없이 뽐냈다. 남자대학부 공기소총 단체전에서 종전 신기록인 1871.8점보다 2.6점 많은 점수인 1874.4점을 기록해 대회 신기록을 수립하며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공기소총 개인전에서도 630.4점의 대회신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림픽 사격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진종오도 우리 대학의 동문이다. 그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50m 자유권총 종목의 3연패를 달성해 해당 종목 역사상 3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또한 2012 런던에서는 10m 자유권총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권총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 4개를 획득한 유일한 선수가 되었다.
박재규 총장도 사격에 있어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1978년에는 당시 서울에서 열린 제4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국제 담당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여기서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다. 국제사격연맹 회장을 역임한 올레가리오 바스케스 라냐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는 멕시코에서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운 ‘사격 영웅’이다. 이날 이후에도 그들의 인연은 이어져 굵직한 국제대회의 한국 유치를 성사하는데 기여했다. 2012년 경남대학교에서는 라냐 회장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경남대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이후 2018년 창원에서 열린 그의 은퇴식에도 박재규 총장이 참석해 그들의 끈끈한 우정을 엿볼 수 있었다.
- 창원국제사격장 소개
창원국제사격장은 경남 창원시 의창구 사림로99번길 63에 위치한다. 운영 시간은 하계와 동계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다. 9시에 문을 여는 건 같지만 하계에는 17시 30분까지 동계에는 17시까지 운영하며 매일 12시에서 13시까지는 휴식시간이다. 매월 네 번째 주 일요일과 설/추석 연휴에는 정기 휴관일이기에 문을 열지 않는다. 이 외에도 사격장의 대회 및 행사 일정 때문에 사격이 불가능한 날이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설을 이용하려면 관광사격장 내에 있는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하고 이용해야 한다. 표를 구매하려면 먼저 서약서 작성이 필요하다. 작성한 서약서를 본인의 신분증과 함께 제출하고 체험하고 싶은 종목을 직원에게 이야기하면 결제 후 표를 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표를 가지고 체험 장소로 이동해서 체험하면 된다.
체험할 수 있는 총기에는 산탄총, 화약 권총, 공기총이 있다. 산탄총 체험은 올림픽 종목 중 하나인 클레이 사격으로 진행된다. 공중으로 날아가는 원반(클레이 피전)을 총으로 맞히면 점수를 얻는 방식이다. 사격을 진행하는 사대에 한 명의 직원과 함께 들어가 총기 조작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먼저 듣는다. 이후 실제 사격에 돌입해 자세를 잡은 뒤 직원에게 GO(고)라고 말하면 원반이 나오도록 직원이 버튼을 누른다. 이때 무작위 위치에서 원반이 나오는데 이것을 잘 맞추면 된다. 화약 권총과 공기총은 고정된 표적지로 사격을 진행한다. 마찬가지로 간단한 안내를 받고 사대에 들어가 자신이 선택한 총기를 이용해 체험을 즐기면 된다.
- 기자의 체험 후기
창원국제사격장의 전경은 벚나무가 늘어서 있어 아름다운 경관에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또 넓은 운동장과 산책로를 갖추고 있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에도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기자가 방문한 4월 10일에는 산탄총과 공기소총을 체험할 수 있었다. 화약 권총은 현재 체험장 리모델링 공사 중이어서 아쉽게 체험하지 못했다.
산탄총은 직접 총알을 장전하며 즐길 수 있었다. 총을 발사할 때 반동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지만 총의 무게는 꽤 나가 적잖이 당황했다. 표적을 맞히는 건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하다 보니 요령이 생겨 점점 쉬워졌다. 그리고 재장전하기 위해 총신을 꺾을 때 올라오는 매캐한 화약 냄새가 매력적으로 다가와 다음에도 체험하고 싶은 감정이 들게 했다.
공기총 체험에서는 10m 거리에 위치한 표적지를 맞추면 되는데 표적지 자체도 아주 작을뿐더러 숨만 쉬어도 총이 흔들려 정확한 조준을 힘들게 했다. 표적의 10점 영역의 크기를 비유하자면 시내버스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에 나를 보고 설치된 샤프심 1개를 맞히는 거로 생각하면 된다. 방아쇠의 압력도 가벼워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손가락을 스쳐도 발사될 정도로 굉장히 쉽게 발사되어 놀랐다. 작은 목표 안에 한 발 한 발 총알을 욱여넣는 매력이 있는 종목이었다.
이외에도 스크린 사격과 레이저 공기총 사격도 있었다. 레이저 공기총 소총은 공기총과 같은 총을 사용하지만, 실탄이 아닌 레이저를 사용해 자신이 획득한 점수를 바로바로 알 수 있어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기자가 추천하는 체험 방법은 레이저 공기총 종목으로, 친구와 점수 경쟁을 하는 것이다. 실제 사격선수가 된 것 같은 감정을 경쟁을 통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창원국제사격장에 시험이 끝나고 방문해 시원한 총성과 함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