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보자
[사설]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보자
  • 언론출판원
  • 승인 2024.02.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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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인으로 새로운 출발을 앞둔 졸업생 모두에게 진심을 담아 축하를 전한다. 특별히 이번 졸업생은 대학 생활 기간 중 상당 부분을 팬데믹과 함께하였다는 점에서 그 소회가 더욱 각별하다. 아름다운 대학 교정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한 한 채 비대면 온라인 강의라는 비정상적 상황 속에서도 저마다 최선을 다하였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교양을 쌓는 것뿐만 아니라 전문인으로서 전공 지식을 학습하며 장차 다가올 미래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 한 사람 한 사람 그야말로 각고의 노력을 다한 덕분이었다. 그 덕분에 이제 디지털 환경은 낯선 무대가 아니라 일상의 터전이 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뿌듯한 성취와 기쁨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실패 속에서 만난 쓰라린 좌절과 아픔 역시 적지 아니하였다. 이 역시 미래를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온고이지신, 옛것을 익혀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지혜를 얻는 것이다. 그런데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 ‘특이점’, 즉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나타나는 그 출발점에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익힌 지식과 지혜가 어쩌면 앞으로 삶에서 쓸모가 없을 수도 있다. 아니 과거의 지식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등장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이미 상식이 된 인구 절벽과 지역 소멸 그리고 일자리 격감이라는 삼각파도는 지금까지 삶의 기반 자체를 붕괴하고 있는 심각한 도전임에 분명하다.

  이런 도전은 기존의 삶의 방식에 안주하고자 한다면 위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날 과학의 시대를 여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철학자 데카르트는 일생을 살면서 꼭 한 번은 모든 것을 원점에서 철저히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학의 문을 나서는 바로 지금이 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점이라 할 것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삶을 전면적으로 혁신하고자 한다면 삶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하기에 지금보다 더 좋은 때는 없을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는 지금 선택은 무궁무진하다. 어떤 이들은 구체적인 직장을 구해 취업을 할 것이고, 어떤 이들은 또 다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전혀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다. 청춘이란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을 가졌음에도 그 누구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고립무원에 홀로 팽개쳐진 난쟁이처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개인은 비록 보잘것 없을 수 있지만, 옆에 있는 친구와 손을 맞잡으며 함께 협력하며 지혜를 구한다면 우리는 인류의 거장들이 켜켜이 쌓아 온 거대한 어깨 위에서 미래를 향한 든든한 출발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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