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에는 한반도의 역사 속에서 빛나는 문화와 학문의 유산을 발굴하는 고운학연구소가 있다. ‘고운학연구소’에서는 신라시대의 학자, 문장가, 관료로서 활약한 최치원 선생의 업적을 조명하고 해석하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남북국시대의 정신적 유산을 현대에 전하고자 헌신하는 중이다. 이렇게 고운학연구소는 최치원 선생의 길을 따라 걸으면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운학연구소가 어떤 곳인지 알아보자. / 대학부
국내 대학 중 고운 최치원 선생을 학문으로 정립하는 것은 우리 대학의 고운학연구소가 최초다. 2015년에 설립된 고운학연구소는 국어교육과 노성미 교수가 지난해 취임해 현재까지 연구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연구원은 총 17명으로 우리 대학 교수진, 대학원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운관 5층 왼쪽 복도 끝자락에 위치한다. 고운학연구소가 자리를 잡고 있는 고운관 역시 고운 최치원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 고운학연구소의 출발
고운학연구소는 명칭 그대로, 신라시대 최치원 선생을 중심으로 한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최치원 선생은 우리나라 문학, 역사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당을 중심으로 한 국제 질서를 인정하면서도, 신라의 독자성과 토착성을 강조한 독특한 사상은 현대에서도 회자 되는 중이다. 이러한 최치원 선생이 남긴 문화유산을 연구하는 곳이 바로 고운학연구소다.
연구소의 이름은 최치원 선생이 남긴 뛰어난 지식과 사상을 표현한 ‘고운(孤雲)’이라는 한자어에서 유래했다. 때문에 고운학연구소는 그의 생애와 철학적 사상을 다각도에서 탐구하고, 이를 통해 남북국시대의 정치, 문화, 사회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또한, 최치원 선생이 제시한 사람 간의 도가 있음과 동시에 나라의 차이가 없다는 주장에 주목하여, 인간 중심의 보편성과 그에 따른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치원 선생이 이러한 철학을 펼친 시대적 맥락과 그것이 현대에 어떻게 이어지는지 연구한다. 덕분에 우리는 미지한 역사의 한 조각을 밝혀나가는 중요한 여정을 엿볼 수 있게 됐다.
- 어떤 활동을 할까?
주요 활동으로 연간 연구 계획을 바탕으로 매월 세미나를 진행한다. 매월 진행되는 세미나에서는 연구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진행해 학문을 축적해 간다. 연구 주제는 앞선 세미나를 통해 선정된다. 더불어 매년 전국 학술대회를 개최해 관련 기관, 학자들이 모여 최치원 선생의 업적을 깊이 있게 연구한다. 이러한 연구 자료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고운학 총서’도 발간 중이다. 이 총서를 통해 학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고운학에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그가 쓴 책이나 시에 나오는 장소에 직접 방문하여 그의 문학적 사상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현장 답사 활동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문집이나 시에 언급된 장소에 직접 방문하여 유적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최치원 선생이 다녀간 유적의 자연풍경 속에 담긴 감성을 느낀다. 이 과정을 통해 최치원 선생이 어떤 동선으로 이 장소에 오게 되었는지, 기록에 남은 장소와 현재 장소가 동일한지 등을 다양하게 토론하고 탐구한다. 결과적으로 그의 시에 대해 재해석하고 정립하는 활동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현장 답사 활동을 바탕으로 충분히 조사한 후에는, 2년에 한 번씩 유적지 내용을 담은 책을 집필한다.
최치원 선생의 문학도 연구한다. 최치원 선생은 우리나라 최초로 개인 문집인 『계원필경』을 발간했다. 계원필경은 20권으로 편찬된, 50수의 시와 320편의 문이 수록되어 있다. 이 문집을 바탕으로 문학 연구를 주로 진행한다.
더불어 최치원 선생이 고심하며 정의한 우리나라 고유 사상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고운학연구소의 연구는 최치원 선생이 남긴 비명 조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특히 사산 비명이 가장 핵심 주제이다. 사산 비명은 큰 네 개의 산에 남겨진 큰 스님들의 역사가 기록된 비석을 뜻한다. 현재 연구는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탑비에 가장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치원 선생이 직접 친필로 남겼으며, 내용 또한 고심해서 기록한 비명이기에 큰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비명들을 조사하면 통일신라 당시의 역사와 타국과의 관계, 교류 방법, 사상사, 학문 등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운학연구소는 최치원 선생이 사상, 정치, 외교에서 보여준 태도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의 연장으로 그의 저술에 담긴 유교, 불교, 도교를 탐구한다. 문화콘텐츠 연구도 이어오고 있는데, 주로 관광 자료 개발을 위해 진행된다. 이외에도 앞서 언급한 것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곳은 국내외 연구소와 교류 활동을 진행한다. 국외로는 중국 양저우에 설립된 최치원 기념관과 교류했다. 국제 학술대회도 개최하여 세계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최치원국제교류사업회가 존재하는데, 이곳과도 꾸준히 연구 결과를 나눈다. 또한, 경북 의성에 설치된 최치원 문학관과도 교류하며 학문적 지식을 공유하고 키워나가고 있다.
- 고운학연구소의 비상(飛上)
연구소는 앞으로도 학문적인 탐구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자 한다. 여러 연구원들과 협력하여 학문적 발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최치원 선생의 생애와 사상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힘쓰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고운학을 순수학문으로 연구하는 기관은 우리 대학 고운학연구소뿐이다. 이들의 목표는 고운학을 세상에 더 알리고, 그 위상을 높여 우리 대학의 위상도 함께 높이는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고운학연구소의 궁극적인 최종 목표는 ‘세계적인 고운학 대표 연구소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최치원 선생이 남겨둔 업적, 문화적 유산을 현대에 새롭게 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그를 통해 신라시대의 정신적 유산이 어떻게 현대 사회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지 보게 된다.
고운학연구소는 남북국시대 신라의 현장을 다시 밝히는 학문의 창고로서, 최치원 선생의 뛰어난 지성과 철학적 사상에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노성미 연구소장은 “우리 학우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학교를 다녔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우리 대학은 고운 최치원의 생가였고, 월영대가 함께 위치한 지식의 정기를 받는 땅이다. 이런 땅 위에 학문의 전당이 세워졌으니, 우리 학우들은 이에 대한 긍지를 가졌으면 한다. 하지만 우리 대학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고운학을 모른다면 의미가 없다. 자랑스러운 고운학에 대해 우리 학우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자부심을 가져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노경민 기자, 배채연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