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그것이 정말 당신의 의견인가?
[기자의 눈] 그것이 정말 당신의 의견인가?
  • 문정호 기자
  • 승인 2024.02.2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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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은 유난히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곤 한다. 대학에서 학우들은 많은 지식을 알고 있지만, 강의 시간에 자신의 개인적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혹시나 자신의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다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곤 한다. 이러한 현상이 ‘다수의 무지’이다. ‘다수의 무지’란 개인적으로는 전혀 다른 신념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겠거니 하는 마음에 자신이 원하지 않는 주장에 동조하는 현상을 말한다. MT에 가서 술을 안 마시면 남들이 비웃거나 자신을 이상하게 볼까봐 모든 사람이 다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마시는 것 또한 이러한 심리 현상 때문이다.

  하나의 예시로는 1964년 3월 27일 자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실린 ‘키티 제 노비스 사건’이 있다. 3월 13일 새벽 미국 뉴욕 퀸스 지역 주택가에서 20대 여성 키티 제노비스가 강도에게 살해당 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은 30여 명이나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살려달라는 외침에도 그녀를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 주위의 많은 사람이 구경꾼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는 구경꾼들이 극도로 개인주의 성향을 보인 사람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인간은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서로 책임을 미뤄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사람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도 가만히 있으니까 나서지 말자는 생각들이 많은 사람을 구경꾼으로 만들었다.

  이렇듯 사람들은 상황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 타인의 행동을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즉, 다른 사람들의 행위에 비추어 자신이 어떻게 할 것인지 사회적인 판단 증거를 찾 으려고 하기에 어떠한 행동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길을 가다가 쓰러진 사람이 도움을 청할 때 10명 이상이 있을 때보다 1~2명이 있을 때가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확률이 높다.

  우리는 단 하루도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밖을 나갈 때 화장에 신경을 쓰고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는 이유 또한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 이기에 타인의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남들이 좋아할 만한 일 또는 인정받을 만한 일만 찾는다. 하지만 정작 그 일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인지 잘 모르고 있을 때가 있다. 또한 남들의 비판과 평가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 되면 자신감을 잃게 되고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

  개인의 영특함이 다수의 무지 속에 매장되어 버린다면 우리는 결코 더 나 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는 남들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남들이 우리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누구보다도 자신 있게 내는 것이 진정한 우리의 인생을 그리는 방법이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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