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한 지 언 20년이 되어가니 세월이 참 빠르다. 꿈 많은 재학생 시절 존경하는 교수님 추천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교환학생으로 가슴 두근거리는 단기 유학을 가게 되고 거기서 지금의 아내인 평생 반려자를 만나고 또 인연이 닿아 일본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며 현재는 일본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으니 내 인생도 참 드라마틱하다.
얼마 전 미국에 사는 미국인 친구가 오래간만에 연락이 와서 결혼을 하게 됐고 미국에서 알아주는 직장으로 전직을 하게 됐다면서 축하해 달라고 연락이 왔었다. 서로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지난 유학 생활을 회상하며 1시간 동안 통화를 했던 적이 있다. 러시아와 일본 그리고 필리핀 유학생활을 거치며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봤지만 내 주관적인 기준으로 성공한 친구들은 그 당시 아주 평범한 학생들이었지만 한결같이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실력 향상에 전력으로 매진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던 것 같다. 결과가 마음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잠깐의 실망은 있지만 두발 앞서기 위해서 한발 뒤로 물러선다는 한결같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일본 속담에 “인생에 산 있고 계곡 있다.(人生は山あり谷あり)”는 말이 있다.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일도 있으며 세상사는 보는 관점에 따라 좋게도 나쁘게도 변한다는 말이다. 여느 회사처럼 잔업이 일상인 회사에서 매일 늦게까지 일을 하며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나 스스로 되내며 자신을 위로하기도 한다.
또한 러시아 속담에도 “노동 없이 열매 없다.(без труда нет плода)”라는 말이 있다. 우리 삶에서 자주 사용되는 문구이기도 하다. 남과 똑같이 노력하며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우리 삶에 대한 기만이 아닐까. 가치 있는 결과를 얻으려면 그 과정은 나름대로 고통스럽다. 고생하고 얻은 것과 고생하지 않고 얻은 것과는 그 후의 삶의 충실감은 반드시 다를 것이다. 목표를 향해 정주행중 좌절이 될 때 이 말을 상기해 보는건 어떨까.
우리 경남대학교를 졸업한 젊은 꼰대(?)로서 한마 학우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감사하며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실력을 기르라.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자. 설령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고 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모든 건 때와 시기가 있고 항상 준비를 하고 있다면 기회는 언젠가 분명히 여러분 곁에 다시 찾아온다.
2024년 누구도 살아보지 않은 새로운 미래가 열렸다. 젊고 젊은 우리 한마 학우 재학생 여러분에게 범사에 감사와 실력 향상을 위한 도전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조영태(노어노문학과 졸업 동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