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산을 위한 대학과 지역사회의 역할
[사설] 마산을 위한 대학과 지역사회의 역할
  • 언론출판원
  • 승인 2023.12.0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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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경남대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마산은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곳이다. 신라의 대학자 최치원이 월영대를 짓고 머물렀고, 고려 시대에는 여몽 연합군이 일본 원정을 준비했으며, 조선 시대에는 조창이 설치되어 남해안 최대의 상업도시로 발전했다. 마산은 1899년 일본의 강제 개항으로 근대 도시로 발전하면서도 3.1 운동, 호신학교 동맹휴업, 창신학교 신사참배 거부 등 항일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곳 중 하나였다. 해방 이후 마산은 1960년 3.15의거로 4월 혁명의 기폭제가 되었고, 1979년 10월 18일 부마항쟁으로 유신체제 붕괴의 계기가 되었으며, 87년 6월 항쟁으로 민주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편 마산은 산업도시로도 발전해 1960~70년대에 한일합섬, 한국철강, 코리아타코마 조선, 경남 모직 등의 공장을 유치하고 한국 최초의 수출자유지역이 설치되는 등 수출주도 경제발전의 전진 기지가 되어 전국 7대 도시로 발전했다.

  하지만 마산은 1990년대 이후 급격히 쇠락했다. 많은 인구가 주변 신도시로 떠나고 IMF 위기로 주요 공장들도 폐쇄되거나 땅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자유무역지역의 투자와 고용도 크게 줄어들었다. 2010년에는 창원과 통합하면서 독립된 행정구역으로서의 마산시가 사라졌다. 이제 마산은 기업과 청년이 떠나가면서 완전히 탈공업화되고 노령화된 도시가 되었다. 마산의 쇠퇴 원인은 국가의 수도권 중심 발전정책뿐만 아니라 집이 없어서 인구가 준다며 아파트만 짓고 공장이 없다며 공단만 지었던 옛 마산시의 잘못된 정책 대응에도 있다.

  오늘날 마산, 나아가 창원의 가장 큰 문제는 청년 인구 급감에 따른 인구 감소이다. 마산합포구의 경우 2021년 12월 기준 60세 이상 인구가 31.7%이고 50대 인구도 16.3%에 달해 이대로라면 10년 후 노령 인구는 전체의 40%를 넘을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기업과 청년에 매력적인 마산 고유의 지식·문화·산업역량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문제해결의 핵심에는 지역의 청년인재를 모으고 지식·문화·산업역량을 육성하는 대학이 있다. 대학과 지역사회는 머리를 맞대고 청년이 선호하는 도시환경 조성과 도시역량 강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과거 마산이 외자에 파격적 혜택을 준 수출자유지역으로 발전했다면 이제는 청년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청년자유지역’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미적거리고 있는 해양신도시 개발도 대학 공유 캠퍼스 타운 설치, 마산판 람블라스 거리 조성 등 청년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대학이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함은 물론 지역사회도 대학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 지역이 쇠퇴하면 대학도 쇠퇴하고, 대학이 쇠퇴하면 지역도 쇠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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