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8문학상 시 심사평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학생들의 문학에 관한 관심이 크게 준 것 같아 안타깝다. 이번 우리 대학의 10·18문학상 응모작품에서도 그런 현상을 보인다. 21세기라고 문학의 기능이 축소된 것은 아니다. 삶이 어려울수록 문학의 등불은 빛나는 법이다. 문학은 여전히 다양한 인간 활동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스크 시대’를 지나 온 작금의 대학생들이 문학이 가지는 힘을 이해하는 시간이 많아지길 바란다.
응모작품 수가 예년보다 많이 줄었다. 투고된 작품의 주제도 ‘사랑’에 대한 개인적인 속앓이가 많다. 사랑이 문학의 소재로 적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랑이 탄생시킨 위대한 문학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사랑이 문학이 되기 위해서는 문학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시는 시의 문법에 충실해야 한다. 우선 시를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한 뒤, 시를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
응모작 중에서 그래도 <유연성 테스트>가 돋보여 가작으로 뽑는다. 대학생이 가지는 여러가지 고민이 한 그릇에 담긴 작품이다. 자신의 건강과 졸업까지의 대학 생활, 어머니의 실업문제까지 시의 촉수를 펼쳐나가는 것이 시선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구체적인 결론에까지 도달하게 하는 힘이 다소 부족했다. 시에서 주제를 만드는 구성의 힘이 필요하다. 모든 투고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입상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정일근(한국어문학과 석좌교수·청년작가아카데미 원장)
10·18문학상 단편소설 심사평
올해 <10·18문학상>의 특징은 다양한 상상력으로 구성된 작품들 이라는 것이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주제 등이 다양하였다.
<화조>는 고전소설의 기법을 이용하여 사극을 보는듯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이름'의 의미가 각자에게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문학적 상상력이 뛰어나고, 구성이 탄탄한 작품이다.
<9일째 비가 오던 여름 마지막 날>은 공시생의 일상을 다큐멘터리의 기법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공시생의 일상과 심리를 꼼꼼하게 잘 묘사하였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문장력도 좋고 상상력도 구성도 좋았지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아쉬웠다.
<색깔>은 작품 말미의 설명과 같이 색깔의 의미로 10·18의 상황과 의미를 구성하려고 한 실험 정신이 좋았다. 다만 구성이 다소 산만하여 글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 세 작품의 입상을 축하하며 더욱 작품 활동에 정진하길 기대한다.
김은정(국어교육과 교수)
10·18문학상 수필 심사평
자아실현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글을 쓰는 것이다. 자기 성찰과 더불어 삶의 이정을 톺아볼 수 있는 까닭이다. 수필은 자유로운 형식이란 말로 가볍게 생각 할 수 있으나 그만큼 자유도에 따라 어려움이 큰 고난도 글쓰기다. 쉬운 글쓰기가 아니다. 따라서 대학생의 눈높이에서 작품을 심사했다.
<1979년의 푸른 영웅들>은 대학생의 시선으로 자신이 경험한 감정을 비유와 묘사로 드러내지 않고 대학 리포트처럼 부마민주항쟁을 알게 되는 과정을 설명한 글이었다. <M16>은 민주주의의 한 단면과 사건을 다루었지만 자신의 경험과 문장의 전개 과정에서 상상력이 엿보였다. <춘심>은 시시콜콜한 사랑이야기로 소재의 진부함과 짝사랑이란 감정의 공감이 신파적이며 추상적인 문장을 썼다. <세모, 네모 그리고 동그라미>는 자신이 꿈꾸는 나의 모습을 찾아 나가는 과정은 다소 극적이지 않으나 자아 발견과 감정 전달의 시적 문장력이 돋보였다.
최종 네 작품 중 <세모, 네모 그리고 동그라미>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또한 <M16>을 가작으로 선정했다. 무엇보다 청춘의 가장 큰 특권은 가능성이다.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보다 좋은 글을 써 내려가길 바란다.
이재성(동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