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고마비, 스스로 위기 대처 능력을 기르자
[사설] 천고마비, 스스로 위기 대처 능력을 기르자
  • 언론출판원
  • 승인 2023.11.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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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하늘과 오색 찬연한 단풍 그리고 쪽빛 바다가 어우러져 교정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단풍이 짙어질수록 겨울 역시 그만큼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천고마비’라는 사자성어 역시 이제 외적이 말을 타고 쉽게 침략할 때가 이르렀으니 각별히 조심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맞이할 내일이 어제와는 전혀 다른 위기 속에 있다는 점이다.

  위기에 대한 경고는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항상 있었다. 사실 이런 경고들 중 상당수는 허무맹랑하거나 너무나 뻔한 반복이라 새겨들을 필요가 없었다. 어떤 경고는 “늑대가 온다.”는 양치기의 거짓말처럼 혹세무민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처럼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 온 세상은 과거와 크게 다른 것도 없었다. 신종 바이러스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이 끝날 줄 알았지만 어찌어찌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그러니 청년실업, 인구노령화, 경기침체, 지역불균형, 환경오염 등에 대한 우려는 이미 익히 들어온 것들이다. 그 결과 우리는 이제 위기의식 자체를 상실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 현재 우리에게 다가오는 위기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듯하다. 첫째 ‘X이벤트’, 즉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아 예측하기 어렵지만, 발생할 경우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큰 극단적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등 대형 원전 사고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런데 이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 세계 도처에 잠복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런 위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가자지구 분쟁’에서 보듯 첨단 살상 무기를 동원하여 잔인한 만행을 거침없이 저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UN과 같은 국제기구는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며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던 강대국들은 ‘국익’ 앞에서 계산에 분주할 뿐이다. 민간인 살상 금지 등 최소한의 인도주의 규범조차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의 문턱에 발을 들여 놓으며 풍요를 구가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는 참으로 불안정하다. 우선 전쟁이라는 위기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세계가 밀접히 맞물려 돌아가는 지금 이런 위기가 한국 사회에 그리고 우리 개인의 구체적인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위기를 우리 스스로 돌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신의 삶 자체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위기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하여야 한다. 책을 읽는 것은 바로 이러한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기르는 지름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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