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의 문학이 살아 숨 쉬는 마산문학관
우리 지역의 문학이 살아 숨 쉬는 마산문학관
  • 정지인 기자
  • 승인 2023.09.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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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향 마산의 정신을 이어가는 곳

 

창원시립마산문학관 전경

 

1층 상설전시실
1층 상설전시실

 

  무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다가왔다. 가을은 독서와 문학의 계절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이 특히나 책과 문학을 찾는 시기다. 그렇기에 전국 곳곳에서는 다양한 문학 행사와 독서 프로그램 등이 진행 중이다. 우리 지역에도 문학을 중점적으로 배우고 관람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마산의 아름다운 전망과 함께 문학을 즐길 수 있는 ‘창원시립마산문학관’(이하 마산문학관)이다. 지역 문학의 역사부터 문학 기획전, 문예 교실 등으로 문향 마산의 빛나는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마산문학관에 대해 알아보자. / 문화부

 

  마산문학관은 우리 지역의 문학 흐름을 조망하고, 소중한 문학 전통과 자산을 널리 알리는 시민 소통의 공간이다. 2005년 10월 28일에 개관 후 지속해서 사회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문학 전시회 개최를 통해 지역 문학 발전에 이바지하는 중이다. 더불어 시민 문예 대학과 청소년 문학 교실 운영 및 특별 기획전과 야외 문학 전시회 개최 등 다양한 방면에서 문학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 우리 지역 문학의 역사를 파헤쳐 보자

  창원 근대문학의 뿌리는 창신학교와 같은 여러 사립 민족학교의 개교에 따른 교육사업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국권 회복기 이윤재와 안자산, 배재황 같은 선각자들이 창신학교에서 배달말 교육을 하며 창원 지역 근대문학에 디딤돌을 만들었다. 경술국치 이후 1920년에서 1939년대를 거치며 창원은 근대도시로 빠르게 변화했으며, 그 무렵 이은상과 권환을 큰 축으로 창원 문학이 차츰 정착되어 갔다.

  1930년대에는 앞선 문학인들의 본격적인 활동에 새로운 문학인들이 나타나며 크게 성장을 이뤘다. 이광래와 김달진, 김용호 등의 여러 문학인이 합세하며, 창원 문학은 시와 소설에 이어 희곡, 아동문학까지 다양한 문학 갈래로 넓혀 나갔다. 특히 이광래는 극작가와 연출가로 활동하며 연극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문학인으로 현재까지도 재조명되는 인물이다.

  광복 직후에는 ‘마산문화동맹’을 조직해 문화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창원 출신 김원룡이 서울에서 아동지를 출판하고, 김수돈과 정진업은 연극 공연 활성화를 통해 문단과 연극계도 선도해 나갔다. 이렇게 광복기 창원 문단은 여러 활동을 통해 새롭고 다양한 모양새를 갖춰 나갔다. 이후 우리 지역 문학사에서 중요한 시기인 1960년에도 활동은 이어졌다. 3·15의거는 창원 시민들의 결집과 그 정신을 보여준 주요한 사건이다. 이때부터 비로소 창원 문단은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문단 형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이뤄졌다. 그렇게 1962년 문인협회의 마산지부가 결성되는 등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부터 왜적의 억압에 굴하지 않고 치열한 민족정신을 보인 우리 지역의 역사적 경험은 1960년대 이후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민주화의 성지’로 자리 잡게 했다. 4월 혁명의 도화선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자유민주주의 혁명의 디딤돌로 부마항쟁과 더불어 ‘민주주의 도시’로 창원의 자리를 굳혔다. 현재는 마산문학관을 비롯해 창원 곳곳에 이를 기념하는 문학인들의 시를 새겨, 민주 문학의 역사를 기리고 있다.

 

# 마산문학관에서 문학을 만끽해 보자

  마산문학관은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노산 8길 49-1에 위치한다. 관람 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다. 단, 매주 월요일과 신정, 설날 및 추석 연휴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별도의 관람료는 없으며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우리 대학 정문에서 마산문학관에 가는 방법은 24, 54, 101, 258번 버스를 타고 노비산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정류장에서 문학관까지 올라가는 길에는 알록달록한 벽화들이 조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벽화와는 달리 문학가 이은상 선생의 ‘동무생각’ 등 우리 지역 문학과 관련한 시와 노래 구절이 함께 담겨 있어 더욱 의미 있다. 그렇게 노비산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다 보면 큰 비석이 자리 잡은 마산문학관에 도착한다.

  문학관 앞에 도착하면 탁 트인 전망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높은 지대에 자리 잡고 있어 마산의 멋진 전경을 볼 수 있다. 또, 곳곳에 벤치가 구비되어 있어 문학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기도 좋은 장소다. 벤치 뒤로 문학관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노산 이은상 선생의 ‘옛 동산에 올라’의 시비가 세워져 문학관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입구 우측에는 청소년 문학 교실 ‘즐거운 디카시 창작’의 작품들의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경남전자고등학교와 해운중학교, 마산 의신여자중학교 학생들이 참여해 완성시킨 다양한 독창적인 작품들을 관람 가능하다.

  문학관은 1층 상설전시실, 정보검색실, 자료실과 2층 기획전시실, 영상실, 세미나실, 도서 열람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학관에 들어서면 원고지 형태의 전시실 입구가 눈길을 끈다. 안으로 들어가면 상설전시실 곳곳에는 캘리그래피 형태의 문학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 문학 창원의 문학 연보로 우리 지역의 문학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코너가 방문객을 반긴다. 문학의 여명부터 정착 과정 및 성장과 왜곡, 광복기와 그 미래에 대해 자세하게 기재되어 있어 전체적인 근대 창원 문학의 흐름을 파악하기 좋다. 전시관 가장 안쪽에는 작은 화면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 이곳에는 김달진, 김세익, 정진업, 조향 등 창원 문학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2층에 위치한 기획전시실에서는 1년에 3회 기획 전시회를 진행하는 공간으로 쓰인다.

  마산문학관에서는 미래 문학인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9월 말부터 진행할 예정인 36기 시민문예 대학에서는 다양한 강좌가 개설되었다. 먼저 문학아카데미에서는 ‘예향, 창원의 문화예술인들’이라는 테마로 서예부터 수채화 기법, 판소리에 연극까지 다채로운 문화를 배울 수 있다. 다음으로 목요 문예 교실은 시 낭송가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통해 애송시 발표회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또, 문예 창작 교실에서는 직접 시를 배우고 써 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된 36기 시민 문예 대학은 9월 26일부터 12월 7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수강 신청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되었으며 9월 25일까지 창원시 일상 플러스를 통해 진행되니 관심 있다면 신청해 보자.

 

  마산문학관은 문인과 지역민들이 문학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장이다. 더불어 마산의 문인과 문학의 전통을 보전하고 지역 문학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우리 지역에서 꼭 필요한 곳이다. 앞으로도 지역 사랑과 문학 실천을 나누는 문학 향유의 열린 공간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마산문학관에 방문해 가을바람을 맞으며 읽는 문학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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