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20·30세대 사이에서는 FLEX 소비문화가 자리 하고 있었다. 이는 끊임없이 치솟는 물가와 취업난 등 사회적·경제적 문제로 미래를 바라보기 힘든 상황으로 현재를 위한 소비에 집중하게 되며 생겨났다. 그러나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재미와 개인적인 흥미를 바탕으로 소비하는 ‘펀슈머’나 낭비와 지출을 최소화하는 ‘짠테크’ 등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사회나 환경 측면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가치 소비’와 ‘착한 소비’에 주목하고 있다.
‘가치 소비’란 자신이 어떠한 가치를 부여하거나 개인의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소비하는 행위를 뜻한다. 롯데멤버스에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까지 기준으로 소비자 80%가 ‘가치 소비’를 해보았다고 답했다. 이렇듯 ‘가치 소비’는 요즘 주된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를 통해 현재 소비자들은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구입하는 게 아닌 환경과 사회적, 윤리적 기준을 고려해 소비하는 성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치 소비’가 주목 받으며 개인의 신념을 소비로 표출하는 ‘미닝 아웃 (Meaning Out)’도 생겨났다. SNS의 게시물을 활용해 ‘가치 소비’에 대한 의견을 표출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환경보호나 동물복지를 지지하는 제품 구매 후 SNS로 공유해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가 대표적인 예시다. 또, 슬로건 이나 문구가 적힌 제품을 구매해 착용 하는 것도 ‘미닝 아웃’의 한 형태이다.
최근 젊은 세대에서 급부상한 ‘착한 소비’는 ‘돈쭐 문화’로 이어졌다. ‘돈쭐’ 은 ‘돈으로 혼쭐을 내주자’는 의미로 자신이 소비하고자 하는 브랜드나 가게 등 좋은 영향력을 펼치는 기업에 대해 구매 의사를 통해 응원을 펼치는 행동을 뜻한다. ‘돈쭐’은 최근 예능프로그램 이름으로 쓰일 만큼 젊은 세대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다. 이러한 돈쭐 내는 가게들에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경남 김해에 있는 한 초밥 뷔페에서 결식아동에게 지급하는 카드인 ‘꿈나무 카드’는 받지 않겠다는 문구의 팸플렛을 크게 게시 한 적이 있다. 팸플릿의 ‘밥 한번 편하게 먹자’, ‘ 가게 들어와서 눈치 보면 혼난다.’, ‘당당하게 웃고 즐기면 그게 행복인 거야’ 등 따스한 문구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러한 선한 영향력은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퍼지게 되었고, 이런 가게는 더 잘되어야 한다며 먼 거리에서도 해당 가게를 찾으며 ‘돈쭐 문화’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듯 젊은 세대에서는 ‘가성비’보다 심리적 만족도를 더 중시하는 ‘가심비’가 소비 고려점으로 자리 잡으며, 가치 있는 소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나의 소비가 단순히 물건 구매에 그치는 게 아닌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생겨나 앞으로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치 소비’ 와 ‘착한 소비’가 한때의 유행처럼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해서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 더 다양한 형태의 ‘착한 소비’ 가 생겨나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펼치는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