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이야기가 있다. 이는 올해 7월에 사흘 정도를 제외한 모든 날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장마 괴담’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던 소문은 빠르게 확산하며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널리 퍼져나갔다. 그렇기에 이를 공식 정보라 오해한 사람들은 이번 장마를 대비하려는 방법의 하나로 전용 우비나 우화 등을 구매하는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사실 이는 한 컴퓨터 운영 체제 회사에서 발표한 비공식 날씨 예보였다. 그러나 각종 장마 대비 장비가 쇼핑 사이트의 실시간 구매 순위에 높은 기록을 가졌던 걸 보면, 잦은 장마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정사실화된 듯했다. 더 이상 거짓 소문이 사실화되는 것을 막고자 최근 기상청은 ‘7월 장마 괴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인터넷상에서 퍼진 기상 예보는 7월뿐만 아니라 8월의 날씨까지도 예측했다. 그러나 현대 과학 기술로 비가 내리는 것을 구체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2주 정도다. 그 이후로는 기후 전망이라는 형태로 전달되는데, 그마저도 포괄적이고 함축적인 내용을 담은 정보다. 그렇기에 일자별로 기상을 예측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단순히 계산에 의해서 표출될 수는 있다.”며 “한 달, 두 달 후라고 하는 건 수치 모델을 수행하기 위한 실황값(관측값)이 없다는 얘기다. 어떤 모험적인 시도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화두에 오른 컴퓨터 운영 체제 회사의 날씨 제공 홈페이지에서는 ‘정확한 날씨 예보 정보는 10일 이내로 참고하라’라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다. 잠깐 유머로 소비될 수 있었던 해프닝이었지만, 이러한 주의 문구에도 많은 이가 사실이라 믿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기상 이변 때문이다.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더위와 함께 폭우가 지속해 쏟아지는 등 기상 이변이 생겨왔다. 괴담이 확산할 당시에 실제로 장마 기간이 찾아오지 않았으나 오랜 기간 폭우가 내린 탓으로 기상에 관하여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그런 탓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7월엔 모두가 우울해질 예정’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장마 기간 예상 글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이번 여름의 기상에 관해 관심이 많은 만큼, 실제 기상청에서 예측하는 올해 여름은 어떨까? 기상청은 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찜통더위를 예상했다. 더불어 슈퍼 엘니뇨의 복귀도 예고되었다. 엘니뇨가 찾아오면 우리나라는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많아진다. 이에 따라서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수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많은 경향을 보일 추세다. 또한 기온도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지난 2018년의 폭염과 같은 ̒극한 더위는 찾아오지 않을 거로 보인다.
계속되는 기상 이변을 몸소 겪으며 기상에 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기상법에는 기상청과 허가받은 사업자, 국방 목적 외에는 예보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날씨는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잘못된 정보의 확산이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는 이도 문제이지만, 성숙한 소비자로서 해당 정보의 신뢰도를 파악하여 받아들이는 모습도 필요한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