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으로서 첫 번째 월영지를 작성하고, 틈틈이 학보사 인수인계 자료를 백업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 지도 벌써 일 년이 되었다.
마지막 월영지를 작성하다 보니 최종 인수인계 자료를 전송할 날이 까마득하다고만 여겨졌는데, 막상 날이 다가오니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요즘은 국장으로서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시점이라 자연스레 “지난 일 년 간 기자들에게 모범이 되는 국장이 되었을까, 그리고 학보사는 이전보다 성장하였는가?”란 의문이 계속해서 든다.
나는 “학보사는 위기다.”라는 말을 선배와 주변인들에게 끊임없이 들으며 어떻게 이끌어갈지 고민해왔다. 고민과 더불어 4명의 적은 인원으로 학보를 꾸려나가야 하는 상황에 기자들에게 버거운 일정을 소화하도록 요구하는 경우도 많았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2022학년도 학보 발행을 모두 끝마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기자의 배려와 단합력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대학 생활뿐만 아니라 여러 활동에서 한 번쯤은 일정 인원으로 구성된 팀으로 과제 수행을 하기 마련이다. ‘팀플(team project)’이라고도 불리는 이 활동은 팀을 이루는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지만 최상의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다. 특정 팀원에게 많은 임무가 부여된다면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는 다툼으로 번지게 된다. 불화를 겪으며 산출된 결과물은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타인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등 많은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팀플은 꺼리게 되며 개인 작업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팀워크와 화합을 중요시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는 추세이며, 나 혼자만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에 타인과 협력하는 경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수습기자부터 정기자, 편집부국장을 거쳐 편집국장이 되기까지 학보를 발간하며 느낀 사실은 학보사는 끊임없이 이어진 팀플의 늪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한 학보가 발행되기 위해서 편집 회의, 기사 작성 및 편집은 물론이고 최종 교정 등 많은 관문을 거쳐야만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편집이 이뤄지지 않거나, 기사 작성을 하지 않으면 다른 일정도 미뤄지게 되고 발행에 지장이 생긴다. 그렇기에 기자들은 정해 진 시간 내에 취재를 다녀온 뒤 결과물을 제출하는 건 물론이며 편집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한 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면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듯이, 나뿐만 아니라 모든 기자가 학업과 취재를 함께 잘 해내려 노력해줬다. 이렇게 모두가 자신의 몫을 해내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활동해준 덕에 지난 일 년은 차질 없이 발행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아쉬운 점이 떠오르는 걸 보아하니 “모범이 되는 국장이 되었는가, 그리고 학보사는 성장하였는가?”라는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기 는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당시의 나와 기자들은 모두 최선을 다했단 사실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다음에 이어질 성장을 위한 발판 하나는 놓았다고 위로하며 마지막 월영지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