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위기관리의 리더십
[사설] 경제 위기관리의 리더십
  • 언론출판원
  • 승인 2022.10.1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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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 대외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데다가 대내적 조건과 대응 역량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각국 정부가 풀었던 유동성에 더해 지정학적 질서의 변동은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심화시켰다. 중국의 제조업 생산이 미중 무역 갈등뿐만 아니라 봉쇄적 코로나 대응으로 둔화되면서 제조업 가격이 상승했다. 미중 갈등은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으로 비화 중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도 전 세계 식량과 에너지 가격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금리를 3차례나 0.75퍼센트 포인트씩 인상시켰지만 물가가 안정되지 않아 고금리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주식,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시장의 하락과 경제 침체가 예상된다. 금리 인상으로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는 반면 영국, 일본 등 주요국 화폐도 하락하고 일부 개도국은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의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으로 고물가에 시달릴 뿐 아니라 여기에 대 중국 수출 감소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300억 달러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은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을 하락시키는 반면, 물가 상승과 강 달러로 인한 환율 상승을 막는데 충분하지 않다. 이는 기업에 비용 압박을 가할 뿐만 아니라 외국 자본의 이탈을 가속화한다. 세계 경제 침체로 기업 재고 증가와 생산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고, 장기 경제 전망 악화로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이 일어나는 등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의 외환 위기를 경고하기까지 했다. 수출 제조업 중심의 우리 지역 경제의 어려움도 커질 것이다.

  현재 한국 경제는 성장률, 실업률과 같은 거시경제 지표는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정책 실패와 저금리로 풀린 유동성으로 크게 늘어난 가계 부채와 자산 거품이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늘어나는 무역 적자와 IMF 권고 기준에 못 미치는 외환 보유고도 불안 요인이다. 최악의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도로 인해 자산 가격 폭락과 금융 위기가 일어나거나, 환율 상승에 따른 자본이탈, 기업 위기 및 투기 자본의 공격으로 인해 외환 위기가 일어날 수도 있다.

  위기관리에 필수적인 것은 확고한 정치적 리더십이다. 그런데 현재 정치권은 각종 정책과 외교에서의 실책 및 그에 따른 정치적 논란으로 경제 문제를 1997년 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주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관료들에게만 맡겨 놓고 있는 형편이다. 정치적 책임을 지고 가계부채, 환율급등, 자산 거품 축소 등에 과단성 있게 대처하는 올바른 위기관리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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