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일은 상대방이 감탄할 정도로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신용과 체면도 중요하지만, 약속을 어기면 그만큼 서로의 믿음이 약해진다. 그러므로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 규모가 작았던 회사를 세계 최대 철강 회사로 키워낸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의 말이다. 그는 이민자 출신이었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을 통해 미국의 유명한 사업가로 성장하였다. 오늘날에는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가로 꼽히기도 한다. 그래서 좋지 않았던 가정 형편에도,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법을 얻으려는 이가 많다.
카네기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개인의 신용과 체면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시 여겼다. 또한, 사람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기에 타인과의 교류와 의사소통을 잘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유년 시절부터 선생님이나, 주변 어른들에게 “누군가와 약속했으면 잘 지켜야 한다.”라는 가르침을 배워왔다. 약속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우리는, 실제로 잘 지켜내고 있는가?
나는 작년과 다르게, 올해부터 편집국장직을 맡으며 학보사 활동을 이어왔다. 내게 주어진 일정량의 기사만 소화해내면 되었던 이전과는 달리, 학보가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과정에 나의 손이 거쳐야만 했다. 소재를 정하고, 인터뷰를 다녀온 뒤 기사를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 외에도 다른 기자의 글을 수정하거나, 일정 내에 전체 학보를 교정 및 검토하는 등 신경을 기울여야 할 곳이 많아졌다. 총 8호의 학보를 발간하면서, 모든 일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약속’이 중요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되는 일도 있었지만, 타인과 함께 소통하면서 일을 해내야 할 상황이 더 많았다.
물이 가득 담긴 장독에 작은 구멍이 생기면, 물은 구멍을 통해 새어나간다. 튼튼해 보이는 장독이라 할지라도 작은 균열이 생긴 이상, 새어나가는 걸 막을 무언가를 찾아내야만 한다. 약속을 어김으로써 생기는 균열도 그렇다. 학보를 제작하는 구성원 중 하나가 예고 없이 원고 마감 기한을 어기거나,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의 돌발 상황이 생길 때가 있었다. 또한, 인터뷰이가 예정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인터뷰 진행과 기사 작성이 어려울 때도 존재했다. 이렇게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면, 계획된 편집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니 좌절할 게 아니라, 신속하게 대처방안을 떠올려야 한다.
초조한 마음과 반대로, 사람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 갑작스레 다가오면 패닉을 겪게 된다. 그러니 10분 이내에 끝날 일도 20~30분이 지체되고 마는 것이다. 더불어, 빨리 끝내는 데에만 집중하여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도출 못할 수도 있다. 약속을 지키는 건 사람과의 신뢰를 쌓는 방법의 하나며, 모두가 원활하게 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나는 오늘 누군가와 약속하지 않았는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건 본인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타인의 일까지 지체하게 만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