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너에 대해 알고싶어
채식, 너에 대해 알고싶어
  • 정희정 기자
  • 승인 2021.05.04 17: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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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과 함께 새로이 변화하는 사회 형태

  채식을 선언하는 사람들이 과거와 비교하여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할리우드 배우뿐만 아니라 국내 연예인 사이에서도 비건 음식을 즐기며 육식을 지양하는 이도 나타났다. 채식주의자는 말 그대로 채소와 과일만의 섭취를 강행하는 사람이라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건 오해다. 채식과 채식주의자, 과연 무엇일까? 더불어 빠르게 변화하는 현 추세에 발맞춘 시장과 이를 둘러싼 사건에 대해 알아보자. / 사회부


  채식이란 ‘고기류를 피하고 주로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을 섭취’를 말한다. ‘채식주의자’라는 용어는 1847년 영국에서 채식 협회의 창립 회의 당시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됐다. 초기 채식주의는 가장 일반적으로 달걀이나 유제품의 유무를 가지고 정의를 내렸지만, 현재는 접근 방법과 정의가 다양하게 바뀌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는 지금 채식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은 자체 설문 조사와 종합적인 자료 분석을 토대로 국내 채식 인구를 추정했다. 그 결과, 2008년 대략 15만 명에 불과했던 해당 인구가 2018년 기준, 약 10배 이상인 150~200만 명으로 늘어났다는 값을 추산해냈다. 국제채식인연명(IUV)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약 77억 명 중 채식 인구가 1.8억 명에 달한다.

 


+다양한 형상의 채식

  현재 채식의 단계는 정도에 따라 대개 7단계로 구분 짓는다. 먼저, 익히 알려진 ‘비건(Vegan)’은 가장 높은 단계의 채식주의로 육류를 포함한 유제품과 알 같은 동물성 식품을 모두 지양한다. 다음으로 ‘락토 베지테리언(Lacto)’은 우유와 같은 유제품의 섭취를 인정하는 단계며, ‘오보 베지테리언(Ovo)’은 달걀과 같은 알의 섭취를 허용하는 단계다. 그리고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은 유제품과 동물의 알 모두를 포함한다. 동물성 해산물까지 섭취 가능한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 해산물을 비롯한 닭고기까지 허용하는 ‘폴로 베지테리언(Pollo)’은 앞선 채식주의의 종류보다 그 범위가 넓다. 그리고 최하위의 단계에 자리한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은 폴로 베지테리언과 거의 흡사하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도 겸할 수 있다.

  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종류 못지않게 다양한 이유를 가진다. 특히 인도는 힌두교란 종교적 특성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불살생을 의미하는 인도 종교의 기조 사상인 아힘사에 따라 소고기뿐만 아니라 식단에서 육류를 배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과도한 육류 섭취는 현대인 비만 문제 및 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의 원인이다. 이에 비해 채소에 함유된 칼륨은 나트륨 흡수를 억제해 고혈압과 고지혈증 같은 혈관 질환 예방을 돕는다. 또한 채소에 함유된 섬유소는 혈당이 오르는 것을 방지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 역시 낮춘다. 이렇듯 채소와 과일의 지속적인 섭취는 건강한 생활에 이바지한다. 건강상의 이유 외에도 환경 보호와 생명 윤리를 근거로 채식을 주장하는 이도 있다. 도축과 도살은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다. “고기에 담긴 생명의 공포까지 먹어야 하는가.” 채식주의자로 알려진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는 도축 과정의 처참한 몰골을 두 눈으로 마주한 이후, 육식을 포기했다. 동물의 생명 존엄성을 존중하고 불필요한 살육을 지양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건강, 환경 보호, 생명윤리,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 조절, 체질, 종교 등의 이유로 채식을 시작한다.


+채식과 시장의 변화

  채식인의 시선이 할랄 인증 푸드까지 향하는 등 그에 대한 욕구가 상당하다. 이처럼 수요가 들끓는 사회적 배경을 토대로 지금은 과거보다 비교적 손쉬운 접근이 가능해졌다. 대형 마트뿐만 아니라 각종 업체 사이에서 이는 뜨거운 감자다. 이마트는 지난해 8월부터 “100% 식물성 원재료만을 사용한 상품”이라는 문구와 함께 채식주의자를 위한 냉동식품 코너를 마련했다. 해당 코너에서는 볶음밥, 만두, 베지 너겟, 베지 함박을 비롯한 비건 아이스크림 등 대체육과 채소를 활용한 가공식품이 자리 잡았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잠실점을 대상으로 채식주의자를 위한 푸드코트인 ‘제로비건’을 유치했다. 논 비건(Nonvegan)고객들도 큰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식단의 구성으로 접근성 역시 놓치지 않았다. GS25는 한국비건인증원의 인증을 받은 비건 떡볶이를 손보였다. CU는 단종된 채식주의 도시락을 소비자의 요구에 응하여 재출시해 환영받았다. CU는 도시락에서 멈추지 않고 ‘NO MEAT’이라는 문구와 함께 대체육을 이용한 햄버거와 김밥, 만두와 같이 흔히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간편식에도 비거니즘을 도입했다.

  이러한 기업의 관심은 구매 선택권의 폭을 넓혀준다. 평소 비거니즘을 지향할지라도 까다로운 접근성은 큰 걸림돌이 된다. 그렇기에 여러 소비양식과 현 추세를 고려한 시장의 변화는 채식을 향한 가벼운 한 걸음을 더 내딛게 한다. 당장 블로그나 트위터와 같이 정보 공유의 장이 되는 SNS에서 비거니즘 식품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접근성과 더불어 비교적 한정된 식품의 구성에서 다양성 추구가 가능해졌다. 채소 본연의 맛을 넘은 일반 식품과 미미한 차이로 환영받는다.

  비건 제품은 까다로운 검증 방법을 통해 인증마크를 수여 받는다. ‘접수 및 수수료 납부 > 서류 검토사항 확인 > 동물성 유전자 검사 > 판정(적합, 보완, 취소) > 비건 인증 발급’의 절차를 밟아야 하며, 총 45일이 걸린다. 절차를 모두 지닌 후에도 그 내용이 거짓이거나 부정한 경로를 거쳤다면 발급이 취소될 수 있다. 이를 수여받기 위해서는 동물 유래 원재료와 동물 실험, 제품 생산 공정 과정에서의 교차오염 여부를 조건으로 둔다. 인증마크가 있는 제품은 고객이 굳이 제품의 성분을 일일이 따질 필요가 없어 이용에 편리하다. 더불어 인증마크를 소유한 제품은 신뢰성을 제고하여 수익 면에서 생산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채식, 꼭 모두가 해야 할까?

  이렇게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채식은 때때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채소 중심의 식단이 우리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식문화의 강요는 때때로 우리 사회의 논란거리가 되기 일쑤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번 달을 기준으로 월 2회 ‘그린급식의 날’을 시범 운영한다. 교육청은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된 급식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식생활의 미래를 배우고 실천하는 먹거리 생태 전환 교육의 효과적인 기대를 전망했다. 전북도교육청, 울산시교육청 등 이미 채식의 날을 진행했던 경험이 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으로 이는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측에서는 과연 채식의 날이 실질적으로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축산 관련 단체 협의회는 교육 당국의 채식 급식 강요는 오히려 육식 혐오 조장의 우려가 있다고 반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건을 실천하는 수가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향한 시선도 점차 유하게 변화해왔다. 채식은 모두 합리적인 이유에서부터 시작한다. 건강, 환경, 윤리 등 각자의 신념이 그 출발점이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로든 강요로 시작되는 식습관 형성은 거부감만 증대시킬 뿐, 결코 좋은 방법이 될 수 없다. 또한 극단적인 채소 위주 식단은 단백질과 철분 등의 결핍으로 오히려 건강 불균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채식 문화가 건강하고 즐겁게 조성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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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2021-05-17 20:48:15
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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