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지] 사유리의 전부, 아들 젠
[월영지] 사유리의 전부, 아들 젠
  • 정주희 기자
  • 승인 2021.05.04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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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방송인 사유리는 2020년 11월 16일에 개인 SNS로 깜짝 출산 소식을 발표했다. 이 소식은 한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출산은 기쁜 소식인데 화제가 된 이유는 사유리가 결혼하지 않고 정자 기증을 통해 출산했기 때문이다.

  사유리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한 프로그램에 나와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문득 사유리는 출산을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아기를 정말 갖고 싶어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하는 출산은 어려우니 정자 기증을 택했다. 정자 기증으로 하는 출산을 위해 먼저 자신의 난자를 30대 시절에 따로 보관을 해뒀다. 그리고 유럽의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일본에서 시험관 시술로 지금의 아들 후지타 젠을 낳게 됐다.

  그러나 젠은 동양인 사유리와 달리 서양인의 외관을 갖고 태어났다. 사유리가 동양인인데 왜 서양인의 정자를 기증받게 된 걸까? 사유리는 정자 기증자의 국적과 인종은 신경 쓰지 않았다. 대신 술, 담배 이력이 없는 건강함과 높은 EQ를 가진 정자를 원했다. 후에 선별하고 보니 서양인 정자였고 애초에 정자은행에 동양인 정자는 1~2개인 극소수량만 존재한다. “저는 한국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고 싶었어요.” 사유리는 자신이 현재 활동하고 생활하는 한국에서 출산을 원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미혼 여성에게 정자를 기증해주는 병원을 찾기 어려웠다. 현재 한국에는 정자 기증병원이 총 5곳이 있다. 5곳 모두 공공 정자은행이 아니며 정자 기증보다는 자신의 정자를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우리나라 현행법상 미혼 여성에게 정자 기증을 금지하는 법은 없다. 생명윤리법 24조를 보면 배우자 동의 규정이 있으나 배우자가 있는 경우로 한정되어 있지 필수 조항은 아니다. 그런데도 사유리가 한국에서 정자 기증을 받지 못한 이유는 국내 병원들이 대한산부인과학회 윤리지침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침 내용 중 미혼 여성은 정자를 기증받을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사유리는 미혼모 출산을 위해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정자 기증을 받아 일본에서 시험관 시술을 해야만 했다.

  최근 사유리로 인해 미혼모 출산이 큰 이슈가 되면서 정부도 ‘보조생식술 비혼 출산’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27일, 여성가족부는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며 보조생식술을 이용한 비혼 단독 출산에 대한 연구와 사회적 논의 추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미혼모 출산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비혼주의가 늘어나는 현대 사회 속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윤리적인 쟁점이 있어 단시간에 보조생식술을 이용한 비혼 단독 출산 방안이 추진되기는 어렵다. 우리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고 그들이 차별받지 않을 수 있도록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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