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함께 거머쥔 승리
땀과 함께 거머쥔 승리
  • 언론출판원
  • 승인 2021.04.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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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신입생이 된 어느 날 나는 우연히 복싱 영화를 보다가 복싱에 꽂혔다. 나는 집 앞의 복싱 체육관에 등록한 뒤 바로 복싱을 시작했다. 운동을 시작하던 첫 날 나는 권투 글러브를 끼면서 가슴 설레는 떨림을 느꼈다. 복싱 학원을 다니면서 나는 아마추어 복싱 선수를 해보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땀을 흘리는 것은 소중한 인생의 경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의 결심에 주위 친구들과 부모님은 깜짝 놀라며 무슨 권투 선수를 하느냐며 다들 말렸다. 평소에 말수도 적고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 나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권투와 같이 약간은 과격한 운동은 나랑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럴수록 나는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견뎌 내리라 다짐했다. 이후 나는 여러 권투 대회에 출전하면서 어느 새 아마추어 선수가 되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상하게 막상 아마추어 선수가 되었을 때의 기분은 목표를 이뤘다는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왜냐하면 이렇게 복싱을 끝내려고 하니 시원섭섭했던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목표를 ‘프로 선수’가 되는 것으로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프로 복싱 선수가 된다는 것은 아마추어 선수가 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들을 모두 줄이고, 최선을 다해 오로지 운동에만 전념해야만 했다. 친구들과의 맛있는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하는 것도 가족들과 즐거운 외식을 하는 것도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나는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었다. 목표를 꼭 이루기 위해서는 열심히 하기만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원래부터 남보다 열심히 묵묵히 뭔가를 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운동했던 나는 드디어 그토록 원했던 복싱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는 데뷔전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다.

  마침내 프로 선수 데뷔전을 치르던 날이 밝았다. 아침에 눈을 뜨자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편해졌다. 나는 승패에 상관없이 그동안 내가 흘렸던 땀의 양을 믿었다. 프로데뷔전이 열리는 경기장에 들어서자 그동안 아마추어 대회와는 다른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계체량을 통과하고 상대 선수를 만나서 인사를 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는 것인가?’하는 떨리는 마음이 솟구쳤다. 천천히 몸을 풀며 속으로 조용히 기도를 올리는 심정으로 경기의 시작 종이 울리기를 기다렸다.

  링 위에 올라가기 직전 터질 것 같은 심장 소리가 옆에 계신 코치님께도 들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이날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에 스쳐 지나갔다. 드디어 경기 시작 벨이 울렸다. 나는 링 위로 튈 듯이 올랐다. 나는 최선을 다해 이길 것이라고 다짐을 하며 상대를 마주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긴장으로 떨렸던 내 몸은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그동안 최선을 다한 나만의 연습의 결과물이었다. 나는 침착하게 경기의 시작을 맞이하였다. 경기가 시작되고 상대 선수의 육중한 주먹이 나의 얼굴로 들이쳤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금새 시야는 흐릿해졌고 이마에선 땀인지 피인지 모를 끈끈한 무엇인가가 흘러내렸다. 그런데 아파야 정상인 고통이었지만 나는 이상하게 하나도 아프지가 않았다. 링 위에 올라가면 “맞고 있어도 아픈지도 몰라야 하며 이기기 위해서는 정신을 차리고 펀치를 날려야 한다.”는 관장님의 말씀이 뇌리에 스쳐 지나갔다. 힘겨웠던 1라운드가 끝나며 구석에 가서 물을 마시고 관장님의 말씀을 들으며 30초를 기다렸다. 2라운드는 체력 분배를 하며 상대방의 공격을 막고 내가 펀치를 날리기도 하면서 겨우 버텨냈다. 3라운드가 시작되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상대도 많이 지쳐 있는 듯했다. 어느 순간 나는 ‘이때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렸고 상대는 나의 주먹을 맞고 쓰러졌다. 드디어 경기는 끝이 났다.

  심판이 내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 짧은 순간 나는 만감이 교차했다. ‘만약 내가 프로데뷔전에서 승리를 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그렇다하더라도 나는 내 자신이 부끄럽지 않았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그동안 무모하다고 할 수 있는 목표를 향해 내가 흘린 땀을 자랑스러워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복싱 선수에서 프로로 전향하면서 땀 흘리며 노력했던 그 시간은 승패와 상관없이 나를 단단하고 성장하게 만들었다. 나는 프로 데뷔전에서 3라운드 TKO로 이기며 승리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 순간 내가 느꼈던 짜릿하고 벅찬 감정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흘렸던 땀으로 거머쥔 승리의 기쁨. 그 순간은 내 인생 중 최고의 순간이었다.

진성록(경영정보학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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