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되살아나야 할 대학생활의 즐거움
[사설] 되살아나야 할 대학생활의 즐거움
  • 언론출판원
  • 승인 2021.01.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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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학령인구 감소라는 큰 파도에 직면하고 있는 대학들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를 겪었다. 대부분의 수업이 전면 비대면 또는 비대면 혼합으로 진행되었고 이를 위해 추가 비용이 들었다. 절대평가로 학점은 상향평준화되었으나 수업 집중도의 차이에 따라 학생 간 학습격차는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신입생들은 대학생활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껴 보지도 못했고 학생회도 제대로 활동을 할 수 없었다. 상황은 점차 나아지겠지만 이 문제들이 완전히 해소되는 데는 꽤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대학들은 코로나19가 초래한 전반적인 학습 수준의 저하와 더불어 학생들의 사회적 유대감과 애교심의 하락에 대해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여기에 우리 대학은 지방소멸의 위협까지 더해져, 학령인구 감소, 코로나19, 도시쇠퇴라는 삼중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위기에 대처하는 데는 올해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를 통과하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다른 대학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방식과 수준의 대학 특성화, 지역사회 기여, 취업 진로 지도로도 충분하지 않다. 필요한 것은 학생의 입장에서 대학생활과 학습경험 전반의 질적 혁신을 이끌어내고 차별화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수 인재로의 성장과 졸업 후 유망한 진로는 학생 모두가 바라는 바이다. 하지만 학생이 과정 중에 겪는 경험 전반도 대학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학교를 다닌 결과뿐만 아니라 학교를 다니는 것 자체도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심리는 장기적으로 합리적인 결과보다는 즉각적인 만족에 이끌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꼭 검토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우리 대학이 축제나 연예인 공연 같은 학생회 주도 행사 외에 일상에서 학생들에게 얼마나 대학생활의 즐거움을 주고 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강의가 수업의 질을 떨어뜨렸음에도 오히려 학생들의 평가가 높아진 것은 혹시 캠퍼스 경험 전반에 대한 불만족 때문이 아닌지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바뀐 환경에 맞게 즐거운 온라인 수업을 위한 교수법 연구도 필요하다. 마산의 도시 쇠퇴와 고령화로 인해 대다수 학생이 마산 밖(특히 구 창원 지역)에서 오고 있으니 통학 수단과 기숙사가 편리하고 충분한지도 고민해야 한다. 강의실 및 한마관과 식당 등 학생 편의시설이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취업만 너무 강조하여 학생들에게 그 자체로 흥미로운 다양한 강의를 개설하는데 소홀하지 않았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코로나19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자유롭게 실험하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대학생활의 즐거움이 다시 살아나는 2021년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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