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지] 2021년도 선거는 끝나고
[월영지] 2021년도 선거는 끝나고
  • 박예빈 기자
  • 승인 2020.12.0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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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기호 1번 총학생회 후보자였습니다.” 1번의 유세가 끝나고 뒤를 이은 유세가 없었다. 우리 대학은 몇 해 동안 기호 1번 밖에 없는 선거를 치렀다. 단일 후보라는 특성상 공약 사항을 보고 내가 원하는 후보를 고르는 건 어려웠다. 한 명의 후보가 내세우는 공약은 작년과 다른 점이 없었다. 올해 경선이라고 했을 때 내가 기대했던 이유다. 간담회를 준비하면서 두 후보의 공약 사항을 꼼꼼히 살폈다. 작년과 비슷한 공약도 보였지만, 코로나19 대체 공약이 돋보였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는 건 학우들의 날 선 비판이었다. ‘총학생회 기호 2번 정 입후보자, 총대의원회 의장님의 답변을 촉구합니다’ 한동안 우리 대학 학우 전용 SNS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 핫 게시판에서 내려가지 않았던 게시물이다. 게시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장과 선거 출마자인 기호 2번 정 입후보자의 단체 톡방 내용이 첨부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선거 이전부터 친밀한 관계였다. 그러나 지금은 선거 당사자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장으로 거리를 두어야 할 시기였다. 선거와 관련된 대화가 오가는 채팅을 본 학우들은 분노했다. 사적인 친분 속에 더 엄격해져야 할 사이가 그러지 못했다.

  학우들은 새벽까지 그들의 입장문을 기다렸다. 새벽 3시, 기호 2번 정 입후보자의 입장문이 먼저 올라왔다. 단톡방 내용에 대한 해명과 기호 1번의 선거 방해를 알렸다. 사생활 침해, 후보자 협박, 선거 물품 훼손, 유세 방해 등이 기호 1번의 잘못으로 적혀 있었다. 경선으로 우린 뽑을 후보 폭이 넓어졌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기호 2번 입장문 뒤를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의장과 기호 1번 정 입후보자의 입장문도 올라왔다. 모두가 논란에서 벗어날 만큼 떳떳하진 못했다.

  사건에 대해 해명하고 자신을 변호하는 입장문을 모두 읽었다. 학우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일단 기호 1번과 기호 2번의 편에 각각 선 학우들이 부딪혔다. 시간이 지나니 둘 다 뽑지 말고 투표율을 30% 미만으로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 한동안 선거에 대한 이야기로 에타가 시끄러워졌다. 선거는 코로나19로 11월 25일부터 26일까지 전자 투표로 진행됐다. 투표 중에도 선거를 독촉하는 카톡과 전화를 폭로하는 익명의 학우가 많았다. 누가 되어도 인정받는 총학생회가 되긴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학생회장이 결정되기도 전에 후보자 입장문을 먼저 보게 되었다. 경선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과 심한 견제가 초래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선거는 끝이 나고 결과는 나왔다. 2021년도는 기호 2번이었던 ‘중심’ 총학생회가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결과를 접한 학우들의 불만과 비판이 이어진다. 1번과 2번 중 누가 되어도 불만은 끊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일도 당선된 중심 총학생회의 몫이다. 2021년도 중심 총학생회는 앞에서 끌고 뒤를 받쳐줄 학생회가 될 수 있을까? 시끄러운 시작으로 총학생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잘 잡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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