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새벽 공기
내가 사랑하는 새벽 공기
  • 언론출판원
  • 승인 2020.11.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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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에게는, 사랑하는 것에 대한 각기 다른 기준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꽃을 사랑할 것이고, 누군가는 자동차를 사랑할 것이며, 또 누군가는 자신의 취미활동을 사랑할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다양한 존재를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존재는 새벽 공기이다. 내가 새벽 공기를 사랑하는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지친 나를 위로해 주고, 부족한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새벽 공기를 사랑한다.

  사람들에게는 제각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는 생각이 복잡하거나 고민거리가 있을 때, 일상생활에 쫓기며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잠든 새벽, 나는 조용히 옷을 챙겨 밖으로 나가서 새벽 공기를 맡아본다. 모두가 잠든 조용한 새벽에 정처 없이, 한없이 걷다 보면, 새벽 공기는 나에게 고생했다고 말하며 나를 달래주듯이, 시원한 바람을 불러일으켜, 낮에 뜨겁게 타오르던 태양으로 뜨거워진 나를 식혀준다. 나는 그러면 조용히 새벽 공기의 바람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고 있으면, 내가 낮에 인간관계에 있어서 받은 스트레스나, 업무 또는 공부로 인해 받은 열은 점차 식어가게 되고, 걱정 근심으로 가득 찬 나를 새벽 공기가 스쳐 지나가며 모든 걱정을 덜어내 준다. 나는 그런 새벽 공기가 고마워서 고맙다는 말을 내뱉으면, 나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조용히 내뱉어져, 새벽 공기와 함께 하늘로 흩어져 날아간다.

  새벽 공기는 나에게 선생님 같은 존재이다. 왜냐하면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내가 사람과의 감정싸움에 기분이 좋지 못한 날이나, 상대방의 의도치 않은 실수로 괜히 마음 상하고, 힘이 들게 된 날에, 밖으로 나가 새벽 공기를 맡아보면, 새벽 공기는 나에게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나 자신을 다루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는 그러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금씩 그 사람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그 사람을 나쁘게 생각한 나 자신을 뒤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또, 새벽 공기는 나를 어른으로 만들어준다. 나의 미숙한 행동이나 실수로 문제가 생겼을 때, 새벽 공기는 나를 차분하게 만들어,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게 하고, 그로 인해 좀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며, 나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어준다.

  나에게 새벽 공기가 가장 힘이 되었던 순간은 군대에 있을 때이다. 나는 독도에서 근무를 하였는데, 근무지 특수성으로 새벽에는 관측 근무가 많았고, 아침과 낮에는 관광객을 맞이하고 안전관리를 해야 하는 근무가 많았다. 하루에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다 보면, 접안지에서 술을 마시고 싸운다거나,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 위험하게 펜스를 넘어가 돌을 줍는 사람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관광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근무를 해야 했기에 근무 중 저런 행동들로 인해 누군가가 다치게 되거나,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근무가 끝난 뒤, 부대 내에서의 문제로 이어졌다. 그래서 처음에는 억울한 상황도 많이 생겨서, 대원들끼리 오해가 쌓여 사이가 어색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슬프기도 했고, 그 사람들을 원망도 했었다. 하지만 새벽에 근무를 서면서 그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너무 좋아서 돌을 가져갈 수도 있었던 것이고, 또 너무 기쁜 마음에 술을 한 잔 마실 수도 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들의 행동들을 이해하게 됐고, 용서하게 되었다.

  요즘도 나는 종종, 새벽 공기를 맡으러 밖에 나가본다. 내가 지금 하는 공부가 잘되지 않을 때나, 생각이 복잡할 때, 새벽 공기는 나에게 참 많은 힘을 준다. 비록 걱정 근심이 없더라도 밖에 나가서 새벽 공기를 맡아보게 되면, 내일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힘을 받게 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새벽 공기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고, 더욱더 열심히 살려고 하고 있다. 만약 나처럼 업무나 공부, 또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새벽 공기를 맡으며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우진(경제금융학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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