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유용하고 재밌는 신조어
알면 유용하고 재밌는 신조어
  • 강화영 기자
  • 승인 2020.11.04 13:4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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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참’, ‘얼죽아’, ‘별다줄’ 등 우리 주변에서 신조어를 많이 볼 수 있다. 긴 단어를 줄이는 줄임말과 새로운 의미가 생긴 단어는 색다른 재미다. ‘별다줄’, 뜻을 모르면 별도 따다 준다는 의미로 착각할지 모르지만, ‘별걸 다 줄인다’를 줄인 말이다. 요즘은 별다줄 시대라고 할 만큼 별걸 다 줄여서 단어로 만든다. / 문화부

 

  신조어는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10대, 20대 사이에서 즐겨 사용한다. 해마다 새로운 신조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다. 신조어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세대 차이와 한글 파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용함도 있지만 여러 문제가 있는 신조어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언어 창조와 한글 파괴가 서로 대립한다.

 

#신조어로 알아보는 1990년~2010년

  신조어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기존에 있던 말이라도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어 신조어로 재탄생한다. 신조어는 시대의 사회상과 공감대를 반영하여 생성된다.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는 만큼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야 신조어로 쓰인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반 고도 경제 성장으로 황금기를 맞이했고 사람들의 씀씀이도 덩달아 커졌다. 가장 씀씀이가 큰 곳은 강남이었다. 강남에서 재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땅값이 치솟았다. 강남 주민들 주거생활이 많이 개선되면서 ‘오렌지족’과 ‘야타족’이 생겼다. ‘오렌지족’은 강남에 거주하는 부자 부모를 두고 화려한 소비생활을 누린 20대 청년을 의미한다. ‘야타족’은 부모가 사준 고급 승용차를 몰고 길거리 헌팅을 하는 ‘오렌지족’을 뜻 한다. 당시 그들의 사치스러운 소비생활을 표현한 대표적인 신조어들이다.

  그러나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기업이 도산 됐다. 경제 불황기가 되면서 다수의 사람이 직장을 잃었다.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사오정’, ‘명태’, ‘조기’ 신조어가 생겼다. ‘사오정’은 45세가 정년이라는 의미로 직장에서 내몰리는 40대 직장인 처지를 나타낸다. 이 단어로 40대인 직장인들에게 정년퇴직을 압박했다. ‘명태’는 명예퇴직, ‘조기’는 조기퇴직을 의미하며 당시 경제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경제 위기 극복을 희망하는 신조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사업에 성공하거나 큰돈을 벌자는 의미로 신조어 ‘대박’이 유행하게 됐다. 또한, 한 은행 광고 문구 ‘부자 되세요.’가 크게 히트하여 신조어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후반에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20대가 취업난에 시달리면서 ‘중규직’과 ‘88만 원’이란 말이 생겼다. ‘중규직’은 정규직이지만 비정규직과 동일한 근로자들을 빗대어 표현했다. ‘88만 원’ 세대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80년대 생을 통칭하는 말이다. 당시 비정규직 월급인 88만 원 급여를 단어에 직접적으로 나타냈다.

  2010년 이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높은 실업률과 보이지 않는 계급으로 인해 ‘N포세대’, ‘신 캥거루족’, ‘헬조선’, ‘수저계급론’ 등의 신조어가 잇달아 생겼다. ‘N포세대’는 어려운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이나 결혼 등 여러 가지 포기해야 하는 세대를 뜻한다. 젊은 세대는 경제적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그만큼 포기도 많아졌다. ‘신 캥거루족’은 독립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부모님에게 의존하고 사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새끼 캥거루는 어미의 주머니에서 1년 정도 보내야 독립을 할 수 있는데 이런 습성을 사람에게 비유했다. ‘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Hell’과 ‘조선’의 합성어로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힘든 현실을 풍자한 단어다. 또한 ‘흙수저’와 ‘금수저’는 개인의 노력 없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사회의 계급을 결정한다는 신조어다. 좋은 부모를 만나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금수저’이다. 반대로 ‘흙수저’는 부모가 형편이 되지 못해 경제적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렇듯 2010년대는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불안이 담긴 신조어가 대부분이다.

 

#2020 사회성에 맞춰 만들어진 신조어

  신조어는 언어 특성 중 창조성, 사회성과 밀접하다. 이는 시대와 상황을 반영하는 새로운 말들이 무한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매년 또 다른 신조어가 등장할 때마다 각종 SNS에는 신조어 테스트 게시물이 올라온다. 이처럼 우리는 평소 일상생활 대화나 SNS에서 신조어 사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즉, 신조어는 우리 일상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상황을 겪으면서 ‘코로나 블루’, ‘상상 코로나’, ‘코로나 케이션’, ‘금스크’ 등이 만들어졌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감을 뜻하는 ‘블루’를 합친 단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일상생활에 제약이 커지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상상 코로나’는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넘겼을 가벼운 감기 기운에도 ‘어? 나 코로나 감염됐나?’라고 의심하게 될때 쓰인다. ‘코로나케이션’이란 ‘코로나19’와 ‘방학(vacation)’이 합쳐진 용어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 되면서 집에만 있는 게 방학 같다고 하여 만들어졌다. 또, 코로나19 확산 초기 마스크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폭등하면서 사람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약국이나 우체국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 즉, 마스크를 금처럼 구하기 힘들고 가격이 비싸다고 하여 ‘금스크’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2020년에는 코로나19 감염이 유행으로 생겨난 신조어가 많다.

 

#신조어 사용 장점과 문제점

  우리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하는 세대다. SNS에서 대화하며 빠른 타이핑으로 생겨난 신조어도 많다. 신조어는 계속 발전하며 더욱더 창의적이고 재밌는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신조어들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공중파에서도 사용되면서 국어사전에 등재되기도 한다. 신조어는 재밌는 단어와 뜻을 포함하고 빠른 메시지 전달과 개성적인 감정 표현이 가능하게 만든다.

  이렇게 장점들만 보았을 때 신조어의 발달이 친밀감도 느낄 수 있고 재밌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 고유의 언어 대신 영어와 한국어를 합친 신조어는 고유의 말을 변질시키고 그 의미를 바꾸어 나가고 있다. 즉, 단어들이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변형된다면 언어가 파괴되는 일이며 우리말 본래의 의미를 잃는다.

  또, 신조어에 낯선 사람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생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그 세대만의 문화인 신조어 의미를 이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세대 간의 대화가 단절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일상 대화에서도 신조어가 사용되면서 습관화가 되고 맞춤법이나 문법을 헷갈리는 순간도 생긴다.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조어 즐거움도 좋다. 그러나 우리 언어가 변질하지 않아야 한다. 시대에 맞추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문화가 변화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의 고유 언어나 정서와 같은 정체성을 뒤흔들지 않도록 유의하며 상황에 맞게 사용하거나 세대 간의 차이가 나지 않을 때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바르고 고운 우리말, 신조어로 인해 변질하지 않도록 조금 더 신경 쓰며 자랑스러운 본래 우리말을 잊지 말자.

강화영·구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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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냥 2023-06-01 09:29:37
유용해여

김은솔 2022-07-06 12:28:43
ㄹㅍ

학생 2021-05-23 18:57:38
너무 유익한거같아요! 동아리 칼럼을 쓸 때 조금 인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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