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대가를 받았음에도 소셜미디어에 콘텐츠 업로드 시 사실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을 뜻하는 신조어인 뒷광고의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이는 광고 여부를 소비자들이 알기 힘들게 표기하는 것도 포함된다. 사건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과 가수 강민경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했던 상품의 다수가 PPL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게 시초다. 현재 뒷광고 논란은 시청자가 해당 영상이 광고임을 인지했는지, 못했는지에 따라 반응이 갈린다. 하지만 소비자들을 속이고 기만한 행위임은 틀림없다. / 사회부
지난 1일, 16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HONG SOUND가 <유튜브 뒷광고 실태, 아는 만큼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후 3일에서 4일(새벽), 유튜버 참PD가 실시간 방송에서 몇몇 유튜버의 이름을 언급하며 뒷광고가 만연함을 알렸다. 삽시간에 여론이 집중되며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이에 대형 먹방 유튜버 ‘문복희’, ‘햄지’, ‘나름’, ‘양팡’, ‘보겸’, ‘엠브로’ 등 사과문을 게시했다. 구독자가 적은 유튜버들도 뒷광고 리스트에 오르며, ‘쯔양’을 포함한 많은 유튜버는 은퇴를 선언했다. 여론은 먹방으로 시작된 논란이 뷰티, 의료계도 만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누가 봐도 광고였다면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업계 샌드박스는 “6월에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개정안에는 정확한 지침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유료 광고임을 표기했지만, 시청자들에게 안내가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현재 소속 유튜버들의 유료 광고 영상을 전수 조사하며, 향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인플루언서가 의도적으로 법을 어긴 사례도 있지만, 몰랐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누구나 유튜버가 될 수 있지만, 관련 법규에 대한 충분한 고지가 세세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광고를 고정 댓글, 더보기란(영상 설명란), 영상 내 음성 혹은 자막 중에 택해서 고지했다. 하지만 몇몇 유튜버는 광고주에게 대가를 받았음에도 직접 구매해서 쓴 것처럼 연출해 거짓으로 도배된 콘텐츠를 생산했다. 구독자를 기만한 유튜버들로 인해 구독자들은 등을 돌린 상태다. 이번 일로 정직하게 광고를 표기했던 유튜버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졌다.
작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과대·허위·뒷 광고를 적발한 사례가 있다. 소비자를 현혹한 엄연한 위법 행위다. 하지만 광고하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 관련 법을 알지 못한 채 폐습이 이어졌다. 현재 여론은 “누가 봐도 광고 아니냐.”라며 몰랐던 몇몇 구독자의 잘못이라는 반응과 “더보기란에 광고임을 표기하면 잘 안 보인다.”라는 의견으로 나뉜다. 이러한 논쟁은 유튜버가 영상의 도입부에 ‘유료 광고 포함’ 문구가 20초가량 뜨도록 설정했다면 없었을 일이다. 이 방법이 모바일, PC로 보는 많은 시청자가 해당 영상이 광고임을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버와 광고주는 처벌될까
현재로서 소비자를 기만한 인플루언서들의 처벌은 어렵다. 기존 법규 처벌 대상이 ‘광고주’이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인플루언서들의 뒷광고 관련 법 제정 및 그에 따른 강력 처벌을 바랍니다’ 청원에 2,655명(8월 19일 기준)이 참여했다. 이어 세금 조사를 원한다는 청원도 등장했다. 그들을 믿고 구매했지만 ‘돈줄’로 여겨졌다는 배신감 탓이다. 한국소비자원의 ‘SNS 부당 광고 관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상위 인플루언서들의 광고 게시글 582건 중 408건이 경제적 대가를 밝히지 않았다. 덧붙여 밝힌 것 또한 소비자가 알아보기 어려웠다고 파악했다.
공정위는 오는 9월 1일부터 ‘추천·보증 심사지침 개정안’을 시행한다. ▲금전적 지원, 할인, 협찬 등을 받았다면 소비자가 보기 편한 곳에 표시 ▲인스타그램에서 사진 활용할 때 본문 첫 부분 또는 첫 해시태그에 광고임을 표시 ▲유튜브 영상 업로드 시 제목 또는 영상의 시작과 끝에 광고 표시 삽입 ▲실시간 방송에서 방송 중간마다 협찬 및 광고임을 음성 등으로 표시 해야 한다. 단, 사업성이 없을 때는 예외가 된다. 개정안은 충분한 계도기간을 거친 뒤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레 자리했던 유튜브 속에는 그들만의 암묵적 비밀이 존재했다. 방송계는 관련 규제가 존재하지만, 이에 비해 1인 미디어(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등)는 없거나 제제가 미약하다. 유튜버 ‘HONG SOUND’, ‘참PD’, ‘사망여우TV’로 인해 내막을 알게 되었지만, 정직하게 광고를 해왔던 HONG SOUND는 이번 일을 계기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내부 고발자라는 이유로 비난과 유언비어의 주인공이 되었기때문이다. 용기 낸 자들 덕분에 앞으로 좀 더 투명한 콘텐츠가 생산되도록 하는 규제가 생겨났다. 앞으로 믿고 보는 1인 미디어 시장으로 자리 잡도록 생산자의 양심과 책임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