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칼럼] 부지런함에 대한 일깨움-삼근계(三勤戒)
[교직원 칼럼] 부지런함에 대한 일깨움-삼근계(三勤戒)
  • 언론출판원
  • 승인 2020.06.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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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 정약용(1762∼1836)은 강진 유배시절 주막집 한켠에 서당을 열었다. 아전의 자식인 황상이 눈에 들어서 문사(文史)를 공부할 것을 권했다. 그러자 황상은 “선생님! 제가 세 가지 병통이 있습니다. 첫째는 너무 둔하고, 둘째는 앞뒤가 꽉 막혔으며, 셋째는 답답한 것입니다.” 다산의 대답은, “둔한데도 계속 천착하는 사람은 구멍이 넓게 되고,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진다. 답답한데도 꾸준히 연마하는 사람은 그 빛이 반짝반짝 하게 된다.” 그러면서 ‘삼근계(三勤戒)’를 실천하라고 하였다. 즉, 첫째도 부지런함이요, 둘째도 부지런함이며, 셋째도 부지런함이 있을 뿐이라고 하였다. “어떻게 하면 부지런할 수 있을까? 네 마음을 다잡아서 딴 데로 달아나지 않도록 꼭 붙들어 매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겠니?” 이것이 ‘거경궁리(居敬窮理)’이다. ‘거경(居敬)’이란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여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 학문을 성취하려면 항상 ‘거경(居敬)’의 상태가 먼저 이루어져야 그런 상태에서 ‘궁리(窮理)’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황상은 스승의 이 가르침을 평생을 두고 잊지 않았다. 스승의 가르침을 들은 15세 소년은 그로부터 61년의 세월이 지난 임술년에‘임술기(壬戌記)’란 글에 위 내용을 담았다. 황상은 다산의 두 아들(학연, 학유)에 의해 한양에 소개가 되어 그 당시 명사들도 황상과 만나 교유하기를 원했다. 추사 김정희는 제주도에서 유배가 풀리자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강진에 들려 황상을 찾아가 만나기도 하였다. 다산의 회혼연 때 경기도 마제에 있는 스승을 찾아가 뵈니 다산은 황상을 반갑게 맞이하였고, 며칠을 머물다가 떠나갈 때 책 한 권, 먹과 붓, 엽전 두 꿰미를 주었다. 책과 붓을 준 것은 다시 학문을 시작하라는 권유이다. 이번 학기는 원격수업으로 이루어졌다. 곧 종식이 될 것 같던 코로나는 언제 잠잠해질지 알 수가 없다. 원격 수업을 받는 제자들이 과제를 제출하면서 강의를 열심히 듣고 있다고 하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원격수업은 반복해서 여러 번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대면 수업의 기회를 빼앗아갔지만, 이런 기회에 다산이 황상에게 권했던 ‘삼근계(三勤戒)’를 실천하게 되면 학문의 성취는 날로 새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변종현(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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