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의 꽃 자취, 이제는 골칫거리
대학 생활의 꽃 자취, 이제는 골칫거리
  • 정주희 기자
  • 승인 2020.04.24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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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사태에 지역 주민과 우리 대학 상생으로 이겨내자
▲우리 대학 인근 게시판에 붙어있는 원룸 전단지
우리 대학 인근 게시판에 붙어있는 원룸 전단지

  현재 대학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대면 강의 과목을 제외하고, 줄줄이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우리 대학 인근에서 자취 생활을 계획했던 학우들의 걱정이 많아졌다. 특히 학우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자취방이 아닌 본가에 거주해서 방을 비워놓았다. 불필요한 월세를 지불해야 하는 자취방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을 알아보자.    / 대학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코로나19로 고충을 겪는 대학생들의 청원이 올랐다. 지난 3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코로나19로 인한 대학가 수업권 침해 사례를 조사했다. 응답자 30.7%가 대면 강의 연기로 인한 주거 불안을 선택했다. 주관식 응답 중 318명의 대학생은 불필요한 월세를 내야 한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온라인 개강으로 인해 대학 근처에 거주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재정적인 고통

   우리 대학 근처 원룸의 월세는 평균 35만 원 정도다. 월세는 계약 일부터 임대 계약 효력이 발생한다. 당장 현금이 없을 시 집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보증금에서 차감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임대차 계약서에 월세 미지급에 관한 항목을 잘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3개월 이상 연체 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면 해당 기간을 넘기면 안 된다.

   대면 강의가 미뤄지면서 편리한 등교를 위해 계약한 자취방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학우들은 사용하지도 않은 자취방 때문에 돈을 내야 했다. 심지어 월세가 아까워 등교도 하지 않는데 자취방에서 거주하는 학우들도 있었다. 부담스러운 월세는 학우들에게 재정적 고통을 안겨주었다. 살지도 않는 자취방의 월세를 내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

   월세를 내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임대 계약 취소다. 임대 계약 취소는 상황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나누어진다. 먼저 현재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보냈고 이미 입주예정일이 지난 상황이다. 이때 새로운 세입자를 위한 중개 수수료를 내면 계약 종료 전에 보증금을 돌려받고 퇴실할 수 있다. 세입자가 없더라도 집주인과 상의하여 일정 위약금을 내고 계약을 종료하면 된다. 두 번째로 계약금은 보냈으나 아직 보증금을 지불하지 않았을 때 계약을 파기하는 방법이다. 단 계약금은 계약 파기에 따른 위약금으로 돌려받기 힘들다. 현재 대부분의 학우는 첫 번째 상황에 놓여있다.

  우리 대학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종종 방을 양도한다는 글이 보인다. 기존 세입자(전대인)가 임대한 방을 제3자(전차인)에게 다시 빌려주는 행위를 ‘전대’라고 부른다. 전대는 짧은 기간 동안 전대인이 전차인에게 방을 양도하여 집주인에게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집주인이 사전 동의하지 않은 전대는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나중에 집주인에게 발각되면 전차인은 저항도 못 하고 방에서 나가야 한다. 전대하기 전 집주인과 상의는 필수다.


*주인의 손길이 닿지 못한 곳

   혼자 지내는 자취방은 대학 생활의 로망이다. 학우들은 자취방 생활을 하면서 앞으로 혼자 살아갈 미래를 준비한다. 경제적 독립을 시작하는 학우들은 월세와 생활비를 전부 감당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 대학과 가까운 거주 공간으로 편리를 도모코자 했지만, 골칫거리가 된 자취방을 학우들은 어떻게 이용할까?

   이번에 복학한 법정대 A 학우는 설렌 마음으로 대학 생활을 준비 했다. 전라북도 남원이 본가인 그는 복학 전에 우선 자취방을 구해야 했다. 여기저기 알아보고 2월에 계약을 마친 그는 3월을 기다렸다. 그러나 A 학우는 남원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자취방에서 오가는 등굣길은 잠시 접어둬야 했다. 강의를 온라인으로 듣게 되어 등교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A 학우는 본가 생활이 편했지만, 달마다 나가는 돈에 한숨이 절로 나는 날을 보내고 있었다. 1년 계약한 자취방은 얼마나 더 비워 둘지 모르는 상황이다. 1학기 전면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 한 학기 동안 방을 비워야 한다. A 학우가 내는 월세는 30만 원 정도다. 설렘으로 계약한 자취방으로 인한 쓸데없는 지출이 이어졌다. “월세 내는 건 당연하지만 코로나19로 요즘은 알바 구하기도 힘들어요. 생활비를 월급으로 채우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 점을 집주인 분께서 조금 배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는 생활비, 월세를 혼자 충당해야 하는 학우들의 어려움을 대변했다.

   사범대 B 학우는 이번 학기에 새내기로 입학했다. 그는 대학 건물과 구조도 잘 몰랐다. 입학식, OT가 없었던 20학번은 우리 대학이 낯설었다. 그는 대구가 본가지만, 현재 자취방에서 생활한다.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퍼지던 코로나19를 피해 계약한 곳에서 지냈다. 그는 아는 사람 없이 외로운 타지 생활을 시작했다. A 학우와 B 학우 외에도 많은 학우가 자취방 때문에 걱정이 날로 늘어간다.


*모두가 힘든 것을 알기에

   에브리타임에서 학우들은 자취방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다. 그 게시물에 달린 월세를 내지 않는다는 댓글이 눈에 띈다. 해당 댓글에 대댓글이 줄을 잇는다. 월세 없는 생활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월세를 내지 않으려면 학우와 집주인이 상의하고 합의점을 찾으면 된다. 하지만 코로나19라서 무조건 내려야 한다는 인식은 잘못된 생각이다. 월세는 집주인이 당연히 받아야 하는 금액이다. 받거나 일정 금액 차감을 결정하는 것 전부 집주인이 결정할 일이다.

   우리 대학 인근의 C 부동산은 최근까지 울리는 전화벨로 시끄러웠다. 대부분 방을 빼거나 월세를 흥정하기 위한 전화였다. “어제도 한 학생이 이번 학기에 휴학한다고 갑자기 방을 뺐어요.” 학우들은 점점 늦춰지는 개강에 휴학을 하거나 본가에서 지내게 되어 부동산에 문의를 자주한다. C 부동산 중개인은 계속되는 문의 전화에 곤란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상황 속에 계약 파기는 집주인과 학우 둘 다 손해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학우들은 개강이 조금씩 연기 되어 자취방 유지가 부담스러웠다.


  누구나 부모님의 간섭에서 벗어나게 되는 대학 생활을 꿈꾼다. 진정한 독립을 시작하고 싶은 학우들은 자취방 계약을 서두른다. 방 한 칸을 꾸미는 돈은 전혀 아깝지 않고 나만의 공간이 되어가는 방을 보면 괜히 뿌듯하다. 타지 생활 속에 내 공간을 꿈꾸며 올해도 자취방 계약은 줄지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개강이 연기되고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면서 학우들의 대학 생활은 예전같지 않게 되었다. 개강 연기가 될수록 자취방을 계약한 학우들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상생(相生)이란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감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 속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고 살아가려는 노력이 보인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서로 도우며 극복하는 우리, 상생이 가진 의미를 되새김하게 한다.

박예빈·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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