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피지컬 AI 거점대학, 책임의 기준도 세워야
[사설] 피지컬 AI 거점대학, 책임의 기준도 세워야
  • 언론출판원
  • 승인 2026.10.1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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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대학교가 2030년까지 2,005억 원이 투입되는 피지컬 AI 국가전략사업의 총괄 주관대학으로 선정됐다. 제조현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기술을 개발·실증하고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이는 경남대가 제조 AI 연구와 교육의 거점대학으로 도약할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러나 AI의 활용이 넓어질수록 책임의 범위도 함께 커진다. 최근 연구비를 지원받은 KCI 등재 학술지 논문이 생성형 AI가 만든 가짜 참고문헌을 인용했다가 게재 철회됐다. 문제의 핵심은 AI가 제시한 정보를 연구자가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학술적 사실로 받아들였다는 데 있다. AI는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없으며, 최종 판단과 검증의 책임은 결국 연구자에게 있다. 교육부의 최근 대학 AI 활용 윤리 가이드라인도 대학이 AI의 편의성뿐 아니라 학문적 진실성, 투명성, 책임성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한다.

  이 원칙은 AI를 활용한 수업에서도 마찬가지다. AI에게 학습을 대신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AI의 답을 더 많이 비교하고 판단하며 검증하고 성찰하도록 수업을 재설계해야 한다. 교수자가 교육과정 설계를 위해 학습목표를 설정한 후 그 목표의 인지적 수준에 맞춰 Bloom의 학습단계별 수업형태를 정해야 한다. 기억·이해 단계에서는 AI를 정보 탐색과 설명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되, 적용·분석·평가·창조 단계로 갈수록 학생 자신의 판단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평가 역시 결과물만 볼 것이 아니라 학습성과와 필요한 역량을 먼저 정한 뒤 수행기준, 평가척도, 수행지표를 갖춘 루브릭으로 AI 활용과정까지 평가해야 한다. 

  학교의 대응은 세 개 층으로 쌓아 생각할 수 있다. 1층은 교육 영역으로, 과제·시험·논문에서 AI 사용범위와 표시방법, 평가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2층은 연구 영역으로, 연구데이터, 개인정보, 저작권을 지키고 AI 활용 내역을 밝히는 원칙을 제도화해야 한다. 한국연구재단도 개정 권고에서 AI 사용 내역의 기재를 권장하고 연구자의 직접 검증을 책임으로 명시했다. 3층은 피지컬 AI 영역으로, 로봇과 제조설비가 실제 세계에서 작동하는 만큼 안전성, 인간의 통제, 책임소재, 설명가능성, 사고 대응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AI 윤리위원회를 두어 세 층을 하나의 대학 AI 거버넌스로 묶어야 한다.

  피지컬 AI 거점대학의 경쟁력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AI를 잘 만드는 대학을 넘어, AI를 올바르게 가르치고 연구하며 책임 있게 사용하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제조 AI 거점대학으로서 경남대가 짊어져야 할 또 하나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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