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둘러보다 보면 누군가의 일상이 유난히 완벽해 보일 때가 있다. 맛있는 음식,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친구들과 즐겁게 웃는 모습까지 화면 속에는 행복한 순간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 사람의 하루가 정말 매 순간 그렇게 완벽했을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SNS에서 보는 것은 한 사람의 하루 전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보여주기로 선택한 순간들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자기 모습을 다르게 보여준다. 이를 설명하는 개념 중 하나가 ‘페르소나’다. 페르소나는 원래 연극에서 배우가 쓰던 가면을 뜻했지만, 오늘날에는 사회 속에서 타인에게 보여주는 본인의 모습을 의미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우리는 친구를 만날 때와 가족과 있을 때,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고 그 모습 중 하나만 진짜라고 할 수 없다. 상황에 맞는 모습을 선택하며 살아가는 것 역시 우리의 일부기 때문이다.
당장 나만 해도 다양한 페르소나를 갖고 있다. 딸로서의 나, 학부생으로서의 나, 편집국장으로서의 나 등등이 있다. 각 자리에서 나는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한다. 부모님 앞에서는 딸로서의 모습을, 학교에서는 학부생으로서의 모습을, 학보사에서는 편집국장으로서의 모습을 꺼낸다. 이처럼 사람은 살아가면서 상황에 따라 자신이 가진 여러 모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한다.
그렇지만 꾸며진 모습이 나쁜 건 아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기에 상황에 따라 자신을 다르게 표현해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각 관계와 상황에 맞는 모습을 꺼내는 것은 가식이라기보다 서로의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조금 다르게 행동했다고 해서 그것을 거짓된 모습이라 여길 필요는 없다.
페르소나는 SNS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같은 하루를 보냈더라도 누구는 카페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누구는 아무것도 올리지 않을 수 있다. 결국 SNS에는 내가 경험한 모든 모습이 아니라, 보여주기로 한 모습이 남는다. 그래서 SNS 속 나는 거짓된 내가 아니다.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모습도 분명 내 모습이고, 즐겼던 순간 역시 존재했던 경험이다. 그게 내 전부가 아닐 뿐이다.
그리고 즐거운 순간을 올렸다고 해서 힘든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며, 좋은 모습만 보여준다고 해서 항상 행복한 것도 아니다. 다만,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 점점 실제 나보다 중요해지면 문제가 된다. 다른 사람의 반응을 의식해 게시물을 올리고, 좋아요 수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가’보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먼저 생각하게 될 수 있다.
SNS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그곳에서 조금 더 꾸며진 나를 보여주는 게 잘못된 일이 아니다. 다만 화면 속에 만들어진 내가 실제의 나보다 커지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모습으로 보이느냐보다, 여러 페르소나 속에서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잊지 않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