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1등이 아닌 곳을 바라보며
[기자의 눈] 1등이 아닌 곳을 바라보며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6.09.16 17: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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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의 나는 언제나 1등을 바라보며 살았다. 시험을 보고 나면 내가 몇 점을 받았는지보다 친구들은 몇 점을 받았는지가 궁금했다. 남들보다 무언가를 잘한다는 사실이 좋았고, 그 뒤에 따라오는 칭찬과 관심을 좋아했다. 그때의 나는 잘한다는 것이 남들보다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1등이 아닌 5등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다. 아주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뒤처지지도 않는 자리. 누군가에게는 의미 없는 숫자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의미 없음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모든 것을 잘할 필요도, 언제나 맨 앞에 설 필요도 없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왜 평균에 맞춰 살아가는 일은 어려울까. 우리는 끊임없이 나와 다른 사람을 비교한다. 누군가는 남들보다 빠르게 졸업하고, 누군가는 더 좋은 곳에 취업하며, 누군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일찍 찾아간다. 그런 모습을 바라볼 때면 평범하게 살아 가고 싶다는 생각조차 욕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평범하게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평균에 머무르는 것은 불안하다.

  어쩌면 우리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정말 평범한 사람은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평균은 가운데 있는 숫자가 아니라,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준이다. 그런데 사람마다 원하는 괜찮음의 기준이 다른데도 우리는 남들이 정한 평균을 나의 평균으로 착각한다. 10에서 만족하는 사람에게 100이 평균이니 평범하기 위해서는 100까지 가라고 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조금 빠르게 걷고, 누군가는 천천히 걷는다. 앞서가다 멈출 수도 있고, 뒤처질 수도 있다. 모두가 똑같은 속도로 걷는 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 보려고 한다. 잘 달리는 날에는 잘했다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날에는 조금 쉬어가도 괜찮다고 말을 건네본다. 다시 걸으면 되는 것이 아닐까. 정해진 답도, 매겨진 등수도 없으니까.

  나는 여전히 잘하고 싶다. 하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과 뛰어나고 싶은 마음을 같은 것으로 여기지는 않으려 한다. 내가 만족하는 순위가 좋다. 무언가를 시작하면 제대로 해내고 싶고, 좋아하는 것만큼은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싶다. 어디선가는 1등으로 달리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5등, 10등, 그 아래에서 달리고 있는 나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한다. 가장 빛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꿈은 접어버렸지만, 평균의 나를 미워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그 아래의 나도. 지키기 어려운 평균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정도면 평균이라 안주해본다.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 접어둔다. 내가 생각하는, 나에게 어울리는 평균에 맞춰보자. 평균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왜 이리 어려운지는 답을 내리지 못했지만, 나의 삶에서 나에게 맞는 걸음으로 살아가려고 한다. 내 세상은 특별함이 아닌 나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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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026-09-25 22:36:12
공감이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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