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라고 하면 대부분은 강렬한 색채와 독특한 형태의 그림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피카소는 회화뿐 아니라 조각, 판화, 도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예술을 시도한 작가이기도 했다. 경남도립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특별전은 평소 쉽게 볼 수 없던 피카소의 도예 작품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 문화부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국립현대미술관과의 협력으로 ‘피카소 도예’ 특별전이 3월 18일부터 6월 2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에 포함된 파블로 피카소의 도예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회화 작품으로 익숙한 피카소의 또 다른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평소 서울이나 대형 미술관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작품들을 경남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어 지역 관람객들에게도 특별한 기회가 되고 있다.
- 이건희컬렉션으로 만나는 특별한 전시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작품들이 ‘이건희컬렉션’에 포함된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이건희컬렉션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평생 수집한 미술품을 유족이 국가에 기증하며 만들어진 컬렉션이다.
피카소의 도예 작품은 일반적인 회화 작품보다 접할 기회가 훨씬 적다. 많은 사람이 피카소를 떠올릴 때 그림이나 드로잉, 입체파 작품을 먼저 생각하지만, 그가 말년에 도예 작업에 큰 열정을 쏟았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더욱 이 도예 작품은 보존과 이동이 쉽지 않아 전시 자체가 흔하지 않다. 그러므로 이번처럼 이건희 컬렉션 속 피카소의 도예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는 매우 드문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경남도립미술관의 협력을 통해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작품들이 지역으로 옮겨졌고, 경남에서도 세계적인 예술 작품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이런 작 품을 보기 위해 서울까지 가야 했다면, 이제는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전시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것 이다.
평소 미술관을 자주 찾지 않는 사람이라도, 교과서나 책에서만 보던 피카소의 이름을 경남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여기에 더해 회화가 아닌 도자기라는 새로운 방식의 작품을 통해, 익숙한 피카소를 조금 더 새롭고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다.
- 그림이 아닌 도자기로 만나는 피카소
피카소가 본격적으로 도예 작업을 시작한 것은 1940년대 후반이다. 그는 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한 도예 공방을 방문한 뒤, 흙과 도자기가 가진 가능성에 매료됐다. 이후 접시, 항아리, 화병과 같은 평범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고 형태를 바꾸며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존의 도자기가 생활용품이었다면, 피카소는 그 위에 예술을 더해 하나의 작품으로 바꾼 것이다.
특히 피카소의 도예 작품은 단순히 그림을 그린 도자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는 도자기의 둥근 형태와 손잡이, 입구까지 작품의 일부로 활용했다. 평범한 그릇 하나도 피카소의 손 을 거치면 사람, 새, 염소, 황소 같은 존재로 다시 태어났다. 이러한 작품들은 도자기의 형태 자체를 새롭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기존 회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작품 속에는 그가 즐겨 사용하던 새, 물고기, 황소, 여성의 얼굴 등 익숙한 소재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그러나 캔버스 위의 그림과 달리, 도자기 위에 표현된 피카소의 작품은 훨씬 입체적이고 생생하다.
또한 도예 작품은 회화보다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접시와 컵, 항아리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물건이 예술 작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 경남에서 만나는 세계적 예술의 가치
실제로 해외 거장들의 작품이나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역시 대부분 서울의 대형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때문에 지역 관람객들은 전시를 보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먼 곳까지 이동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경남도립 미술관에서 열리며, 지역에서도 충분히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쉽게 다가간다. 피카소의 회화 작품은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도자기는 접시와 항아리, 화병처럼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이다.
피카소의 도예 작품은 경남도립미술관 3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품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고 싶다면 도슨트 프로그램을 함께 들어보는 것도 좋다. 전시를 보다 보면 “왜 이런 그림을 그렸 을까?”, “이건 어떤 의미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데, 해설을 들으면 피카소가 왜 접시와 화병, 항아리에 얼굴과 동물, 사람의 모습을 그렸는지 더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다.
전 층 통합 도슨트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또 피카소 작품만 따로 설명해 주는 전담 해설 프로그램은 오후 2시와 4시에 운영된다. 학생들이나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도록 설명해 주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전시를 보러 간다면 해설 시간에 맞춰 방문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작품을 그냥 지나쳐 볼 때보다 훨씬 재미있고, 피카소의 도예가 왜 특별한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평소 미술관이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이라도 이번 전시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익숙한 도자기 위에 담긴 피카소의 독창적인 표현을 따라가다 보면,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이번 기회에 친구들과 함께 경남도립미술관을 찾아, 교과서와 화면 속에서만 보던 피카소를 직접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