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을 보고 나면 확실히 느껴지는 게, 이 영화는 전형적인 사랑 이야기랑은 결이 다르다. 보통은 사랑하면 가까워지고, 끝내 함께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여기서는 오히려 멀어지는 선택이 더 진하게 남는다. 그래서 더 오래 여운이 가는 것 같다. 형사 해준과 서래의 관계도 딱 잘라 설명하기 어렵다. 사랑이라고 하기엔 위험하고, 단순한 호기심이라고 하기엔 너무 깊다. 수사라는 명확한 목적에서 시작됐는데 점점 감정이 섞이면서 경계가 무너지는 과정이 되게 섬세하게 그려진다. 특히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말투 같은 사소한 부분에서 감정이 쌓이는 게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