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부터 4월 19일까지 경남 창원시 성산아트홀에서 퓰리처상 사진전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세계 언론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릴 만큼 권위의 상으로 알려진 퓰리처상 수상작들을 한자리에서 소개한다. 한 장의 사진이 어떻게 시대를 기록하고 인류의 양심을 흔들어 왔는지 조명하는 전시다. / 문화부
이번 전시는 1942년 퓰리처상에 사진 부문이 신설된 이후부터 가장 최근인 2025년 수상작까지 80여 년에 걸친 기록을 담고 있다. 전시는 성산아트홀 제1~4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을 담은 13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입장료는 13,000원이며, 관람 시간은 10시부터 19시까지다.
- 전시의 구성
전시는 크게 시대와 주제에 따라 구성된다. 초기 전시는 전쟁과 사회적 격변을 기록한 사진들로 시작해 점차 현대의 다양한 사회 문제를 비치는 작품들로 이어진다. 또한 각 사진의 옆에는 제목과 촬영 연도,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자료도 함께 전시돼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읽다 보면 20세기 중반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세계사의 중요한 장면들을 이해하게 된다.
전시물 중에는 맥스 데스퍼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포착해 1951년 퓰리처상을 받은 사진도 있다. 이어 한국 국적 사진기자로는 처음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김경훈 기자0의 작품 온두라스 모녀도 함께 소개된다. 이 사진은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는 온두라스 출신 모녀의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미국 국경 지역에서 벌어진 중남미 이민자들의 현실과 인도주의적 위기를 보여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코로나19 팬데믹 등과 같은 최근 국제 사회의 주요 사건을 기록한 수상작들도 관람할 수 있다. 다양한 시대와 사건을 다룬 사진들을 통해 관람객들이 사진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전시가 구성된 점도 특징이다.
- 어떤 사진을 만나볼 수 있을까?
퓰리처상을 받은 대표작 중 하나인 이오지마의 성조기(Raising the Flag on Iwo Jima)는 조 로젠탈이 제2차 세계 대전 중인 1945년에 촬영한 보도 사진이다. 사진에는 미 해병대원들이 일본의 이오지마 수리바치산 정상에 성조기를 세우는 순간이 담겨 있다. 서로 힘을 모아 깃대를 밀어 올리는 병사들의 모습은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록됐으며 이후 전쟁 승리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널리 알려졌다. 이 사진은 구도와 역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1946년 퓰리처상 사진 부문을 수상했고, 오늘날까지도 전쟁 사진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전시에는 전쟁이나 재난뿐 아니라 스포츠 역사 속 장면을 담은 사진도 있다. 이에 대한 예시로 베이브 루스의 은퇴(Babe Ruth Bows Out)가 있다. 해당 사진에서 루스는 카메라에 등을 돌린 채 사진에 찍혔는데, 당시 그는 후두암으로 투병 중이었고 야구 방망이에 기대어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한때 뉴욕 양키스의 중심 타자로 활약하며 수많은 홈런 기록을 세웠던 그는 이 장면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 사진은 한 시대를 대표했던 스포츠 선수의 마지막 장면을 담아낸 작품이다.
퓰리처상 수상작들은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드러내는 역할도 수행한다.
- 전시를 관람하면
전시를 둘러보다 보면 퓰리처상 수상 사진의 특징 하나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많은 사진이 비교적 어두운 현실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전쟁, 난민, 기근, 재난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을 기록한 사진들이 많다. 실제로 퓰리처상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기록한 보도 사진에 주어지는 상이기 때문에 인류가 마주한 고통과 갈등의 순간들이 사진 속에 자주 보인다.
퓰리처상 수상작들은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드러내는 역할도 수행한다. 사진기자들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기록하며 사람들이 보지 못한 현실을 세상에 보여준다. 때로는 한 장의 사진이 전 세계 여론을 움직이고 사회적 변화를 촉구하는 계기가 된다.
이처럼 실제 사건의 현장을 기록한 사진들이 전시된 만큼 일부 작품에는 전쟁과 재난 현장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러한 사진들이 전시돼 있기에 관람객에 따라 일부 사진은 충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 전시를 관람할 때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번 퓰리처상 사진전은 사진이 시대의 증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시된 작품들은 전쟁과 재난, 갈등의 순간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현실을 마주하게 만든다. 어두운 진실이 담겨 있지만 한편으론 그 순간을 기록하고 세상에 알리려는 기자들의 노력도 담겨 있다. 사진이나 다큐멘터리, 역사에 관심 있는 학우라면 해당 전시 관람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전시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그 속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 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