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사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 언론출판원
  • 승인 2020.04.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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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고 있지만 위기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끝나는데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와 봉쇄로 인한 전 세계적 생산과 소비의 위축이 대규모 도산과 실업을 초래함으로써 경제 위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위기에 대한 경험과 극복 과정도 한국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다. 우리는 당장의 위기 극복뿐만 아니라 그 흔적이 새겨진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교훈을 얻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느냐가 우리의 미래를 크게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의 몇 가지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00년대 이후 빈번해진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은 인간이 생태를 파괴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를 멈추지 않는다면 살 곳을 잃은 야생동물들이 인간과 접촉해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일은 반복될 것이다. 둘째,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은 지난 수십 년간 세계를 연결해 온 지구화가 경제적 번영뿐만 아니라 위험도 확산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질병의 위험이 가장 집중되는 곳은 경제력과 인구가 밀집한 세계 중심 도시들이다. 셋째, 이 위기는 질병과 같은 자연 재난에 대처하기 위한 현대 문명의 투자와 준비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준다. 세계를 수십 번 멸망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인류에게 정작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공공시설과 수단은 부족했던 것이다. 넷째, 코로나19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지만, 조지 오웰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평등”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경제적 취약 계층은 코로나19 이전에 경제 위기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결국 수많은 바이러스 중 하나에 불과할 수 있었던 코로나19가 크나큰 위기가 된 것은 생태, 균형 발전, 공공성, 평등을 외면하고 이윤 추구에만 집중해 온 인류 자신의 탓이다.

  코로나19 위기는 결국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는 없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인간은 코로나19의 엄중한 경고를 받아들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무한한 이윤 추구에 제동을 걸고 비싸더라도 마땅히 치러야 할 비용은 지불해야 한다. 무분별한 생태 파괴를 멈추고 자연을 회복해야 하고, 경제력과 인구를 분산하여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수익성이 낮아도 질병과 자연 재난에 대비한 공공투자와 공공 의료를 확충하고, 경제적으로 취약 계층에 안정적인 삶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위기로부터 올바른 교훈을 얻고 실천에 옮길 때 인류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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