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생각해봤다. 사랑·······. 따뜻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면서 좋아한다는 감정을 넘어서 더 좋아하는 것, 사랑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내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럼 이러한 사랑에 대한 생각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 본다. 그것은 바로 ‘가족’일 것이다. ‘따뜻하고 편하고 좋아하는 긍정적인 그 무엇’을 떠올릴 때 나는 ‘가족’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가족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다.
중학교 입학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을 할 때까지 나는 가족을 단지 한 지붕 아래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고, 과학적인 측면에서는 나와 유전적 형질이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춘기 시절에는 ‘내가 돈이 많고 혼자 살 수만 있다면 가족과는 매일 얼굴을 보며 살 필요는 없겠다. 부모님은 필요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는 가족의 가치나 가족이 나에게 주는 보살핌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알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부모님께서 걱정이 되어 해주신 말들도 다 잔소리로 느껴졌고 부모님께 혼나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그리고 나를 옭아맨다고만 생각해서 더욱더 그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있어 가족은 그냥 같이 얼굴 보고 한집에 사는 사람들, 그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내가 대학교에 입학하고 겪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바뀌게 되었다.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끝냈을 무렵, 길을 가던 중 취객들 사이에서 일어난 싸움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그때 경찰이나 주변의 목격자들이 나에게 과실이 있다고 말할 때, 나의 가족만이 나의 편이 되어 주었다. 가족이라서 나를 믿고 내 편이 되어 준 것이다. CCTV 조회를 통해 나의 무죄가 성립되었고 그제야 주변의 목격자들은 나를 몰아붙이지 않고 보내주었다. 이때 ‘나를 진정으로 믿어주는 사람은 가족밖에 없다.’라고 느끼게 되었다. 나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진정으로 나를 믿어주고 진심으로 내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가족 말고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족은 ‘믿음’이라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가 힘들 때면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위해 자신의 일부를, 물질적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나누어 주려고 한다. 즉, 가족은 ‘희생’이라는 가치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다음은 내가 아플 때 있었던 일이다. 그때는 내가 자취방에서 혼자 살 때였는데 몸이 너무 아파 움직이기도 힘든 지경이었다. 심지어 통장에 잔고도 없어 병원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병원을 가지 않는다면 나의 상태가 더욱 악화될 것 같았다. 그래서 돈이라도 빌려 병원에 가려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 나에게 돈 빌려주기를 망설이는 놈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빌려주는 놈도 있었다. 돈을 빌렸지만 액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전화했다. 부모님은 바로 내가 원하는 액수만큼 돈을 보내 주셨다. 그리고 무사히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다. 즉, 서로를 위해 희생을 하는 것이 가족인 것이다. 가족은 하나의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를 그 누구보다도 위해준다. 이 세상에서 억만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가족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가족과는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다. 우리 가족은 믿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신이다. 쉽게 말해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이라는 신을 믿는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가족의 가치관, 생활 원리, 중요시 생각하는 것이 같다. 그래서 가족과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 ‘가정에 충실하라’, ‘네 부모에게 공경하라!’라는 말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 가족은, 부모님은 자식을 위하고 우리는 부모님을 공경한다. 이 말은 교회를 나가지 않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더 나아가 성경을 바탕으로 내 가족이 공유하는 가치관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다. 대학 진학으로 힘들어할 때, ‘무엇이 되고 싶은지, 내 목표가 무엇인지, 내 가치관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들어주고 나에게 물어봐 준 사람은 내 형이 처음이었다. 이때부터 내가 가족과 가치관을 나누기 시작한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종교,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공통된 목표 등을 통해 우리의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내 가족을 지키고 싶다. 가족은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존재이다. 그렇기에 나는 가족을 위해 희생할 수 있고 닥쳐올 위기에 대처할 수 있게 나를 강하게 단련하고 준비하고 싶다.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이, 힘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에 의해 무너지고 파괴된다면 그것만큼 슬프고 분통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나를 강하게 만들고 싶다. 나의 인생의 방향을 세워 나의 목표를 정하고 그 길을 열심히 달려가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것, 나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 나의 역량을 길러 남들보다 앞장서는 것도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내 목표는 나의 역량을 기르며, 대학 졸업 후 무엇이 되고 싶은지 부모님께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사춘기 시절, 친구가 가족보다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사춘기를 보내고 대학생이 되어 다시 생각해 보니, 내가 참 철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묻고 싶다. ‘무엇이 당신에게 가장 중요하고 소중합니까?’, ‘당신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까?’라고 말이다. 부모 없이 태어난 자식이 없듯이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모두 가족이 있음은 당연하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각자의 가족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봤으면 한다. 혹은 글쓰기 좋은 이 가을날, 가족들에게 손편지를 한번 써보는 것은 어떨까?
주효진(경영학부·2)